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환銀 매각 또 늦춰지는데 이사회는 졸속 개최

공식적인 구두 통보없이 e메일로 슬쩍 고지 '졸속'<br>참석 여부도 확인 안해

외환은행이 1ㆍ4분기 배당을 결정하기 위한 임시이사회 일정을 사외이사들과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확정해 논란을 사고 있다. 이사회를 불과 일주일가량 남겨놓고 공식통보도 아닌 e메일로 슬쩍 일정을 일방 고지하는가 하면 이사회 상정 안건은 아예 알리지도 않았다. 이를 놓고 외환은행 경영진이 졸속으로 이사회를 열어 1대 주주인 론스타의 '먹튀(자신의 잇속만 챙기고 도망치듯 떠남)'를 사실상 방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오는 9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임시이사회를 연다는 내용의 e메일을 지난주 말 사외이사들에게 보냈으나 별도로 공식적인 구두 통보는 하지 않았다. 국내 사외이사들 중에는 2~3대 주주인 수출입은행(지분율 6.25%)과 한국은행(〃 6.12%) 측의 인사도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외환은행이 사외이사들의 참석가능 여부를 타진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회의 일을 정한 것은 도가 지나치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김진호 사외이사(전 수은 수석부행장)는 "아직 이사회 일정이나 안건을 공식 통보 받지 못했다"며 "현재로서는 분기 중간배당이 안건으로 상정될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하용이 사외이사(전 한국은행 홍콩사무소장)도 지난주 말 e메일로만 일정을 받았을 뿐 아직 공식으로 구두통보를 받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론스타 측은 이번 이사회에서 최소한 주당 100원 안팎의 배당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의 보유주식이 3억2,904만여주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1ㆍ4분기에 300억원 안팎의 배당을 추가로 가져가게 되는 셈이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2ㆍ4분기부터 분기배당을 실시해 왔는데 2분기에는 주당 100원, 3ㆍ4분기에는 주당 135원씩의 배당을 실시했다. 현재로서는 론스타의 배당 자체를 원천봉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하나금융지주는 론스타가 분기배당을 실시하려면 먼저 자신들과 협의를 통해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외환은행 인수작업을 마무리 짓기 전까지 론스타와 우호관계를 지속해야 하는 하나금융이 론스타의 배당을 정면으로 반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다만 2~3대 주주인 수은과 한은 측이 분기배당액을 최대한 낮추도록 이사회에서 목소리를 내는 방안은 차선책으로 고려될 수 있다. 즉 1ㆍ4분기 배당은 지난해 수준보다 크게 낮추되 상반기 중 하나금융으로의 매각작업이 완료되지 못할 경우 2ㆍ4분기 배당액을 올리는 절충안을 론스타에 제시하는 방안이다. 이에 대해 김 사외이사는 "좋은 대안"이라며 "분기배당 자체를 막지는 못하겠지만 무리한 금액으로 배당하는 것은 자제하도록 이사회에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 사외이사도 "(2대 주주인) 한은의 입장을 대표해 국익차원에서 해야 할 이야기는 꼭 이사회에서 하겠다"고 전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 후 현재까지 지분 일부(13.6%) 매각 및 배당으로 회수한 금액은 총 2조4,058억원에 달해 이미 투자원금(2조1,548억원)을 회수한 상태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이 1ㆍ4분기 배당을 실행할 경우 론스타 지분 인수대금 4조6,888억원에서 배당액만큼을 빼고 지불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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