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업 부문의 성장률이 5년여 만에 최악으로 떨어지고 농업도 5분기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개방과 산업 고도화 등이 진척되면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양산업으로 꼽히는 광업과 농업 부분의 성장률이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개방이 확대될 경우 이들 업종의 추락은 갈수록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2ㆍ4분기 중 국내 사양산업들의 성장률을 파악해본 결과 광업 부분의 경우 이 기간 중 성장률이 전 분기와 비교할 때 -14.6%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성장률은 2001년 1ㆍ4분기에 기록했던 -17.1% 이후 5년3개월 만에 가장 나쁜 성적이다. 광업 부분의 성장률은 지난해에도 줄곧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다가 4ㆍ4분기와 올 1ㆍ4분기에 11.7%와 4.1%의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잠깐이나마 회복세를 보이다가 재추락했다는 점에서 심각함을 더해주고 있다. 광업 성장률이 이처럼 떨어진 것은 건설경기 침체로 모래와 자갈 등의 생산량이 줄어든데다 동광석 등의 보굴이 중단되고 폐광이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2ㆍ4분기 중 동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원유와 천연가스의 생산량이 줄어든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광업 부분의 성장률이 줄어들면서 취업자 수도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 광업 취업자 수는 2001년과 2002년 1만8,000명에서 2003년에 1만7,000명으로 줄어들더니 2004년에는 1만6,000명으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와 올 8월 말 현재 다시 1만7,000명선으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2만명도 채 되지 않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농업 부분도 2ㆍ4분기 중 성장률이 -2.6%로 지난해 1ㆍ4분기의 -2.8% 이후 5분기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한은은 “채소와 보리 등의 재배업과 양돈과 가금 등의 축산업 생산이 동시에 부진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성장률 추락은 농어업 부분의 법인과 취업자 수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농어업 법인 수의 경우 2004년 6,541개에서 지난해 6,265개로 전년 대비 4.2% 줄어들었다. 아울러 이들 농업 법인의 경지 면적도 2004년 1만5,681㏊에서 지난해에는 1만4,966㏊로 4.6% 감소했다. 농어업 부분의 취업자 수도 2001년 214만8,000명이었던 것이 2002년 206만9,000명으로 줄어들더니 2003년에는 195만명으로 처음 200만명 아래로 내려섰다. 이어 2004년 182만5,000명으로, 지난해에는 181만5,000명까지 내려앉았으며 올 1월부터 8월까지는 평균 177만6,000명으로 추락했다. 이에 따라 올 8월 기준으로 본 농어업 부분의 취업자 수는 2001년에 비해 17.3%나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이들 업종의 부진 현상이 기조적 현상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FTA 등의 진행과정에서 보조금을 주고 있는 광업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며 “업황의 전체적인 흐름으로 볼 때 광업 부문의 부진 현상은 추세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농업도 한미 FTA와 한ㆍ아세안 FTA 등의 개방파고에 휘말려 갈수록 퇴보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