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사원들이 어려운 처지에 놓인 동료와 이웃을 돕기 위해 해마다 대규모 모금운동을 펼쳐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이 회사 직원들이 최근 3년 동안 모금한 금액은 4억3,000여만원. 횟수로는 120여차례에 달한다. 이는 한 달 평균 3건 정도. 2000년 32건, 8,200만원, 2001년 37건 1억3,210만원, 2002년 51건, 2억2,000여만원의 성금이 조성됐다.
이 같은 모금이 가능한 것은 전체 임직원이 2만7,000여명에 달하는 것도 이유지만 직원들이 형제애보다 강한 의리로 뭉쳐있기 때문. 남성 중심인 선박 건조업이 군대처럼 `우리는 하나`라는 집단의식과 남다른 동료애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모금운동에는 임원과 근로자가 따로 없다. 전 부서원이 내 일처럼 발벗고 나서는가 하면 사업부 전체가 나서 모금운동을 펼친다. 엔진기계가공 2부에 근무하다 뇌종양으로 퇴사한 뒤 지금까지 힘든 투병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최기현(35)씨의 경우 동료들이 6년 동안 지속적으로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사내 전산망에 동료의 가족이나 친지가 헌혈증을 급히 구한다는 내용이 올라오면 순식간에 수백장의 헌혈증이 쇄도한다. 그냥 내 동료의 친척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역내 소년 소녀가장, 독거노인 등 불우이웃돕기도 병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은 매월 발행되는 사보를 통한 릴레이식 불우이웃돕기. 매달 어려운 처지에 놓인 가족이나 이웃을 선정,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하고 답지한 성금은 곧바로 당사자에게 전달하고 때로는 후원회까지 결성한다. 이들의 따뜻한 온정은 4년째 이어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한 개 생산부서의 부서원이 수백 명을 넘고 같은 사업부 안에서도 부서가 다르면 서로 얼굴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해 주머니를 선뜻 털어 성금을 내기란 쉽지 않다”며 “조선업종 특유의 끈끈한 동료애가 아니면 힘들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