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삼성전자는 지난 1ㆍ4분기에 3조9,000억원의 시설 투자를 집행하는데 그쳐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작은 금액의 분기 시설 투자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에 각각 1조5,000억원의 시설 투자가 이뤄졌다.
또 현금과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매도가능 금융 자산 등을 모두 포함한 순현금의 경우 지난 1ㆍ4분기 기준으로 31조2,000억원에 달했다. 지난 2010년 이후 10조원대의 순현금 규모가 경기 불황에 따른 투자 지연으로 31조원으로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시설 투자 금액이 늘어날 것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올해 전체 투자 규모는 지난 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상반기보다 하반기의 투자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해 시설투자 계획 금액이 28조원이고 1ㆍ4분기에 3조9,000억원이 집행된 것을 감안할 때 올해 말까지 매분기 7조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70%를 창출하고 시설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전 등은 경기 불황으로 제대로 투자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삼성전자의 순현금이 줄고 시설 투자금액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업황이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