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폐의 대중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팁 문화(?).`
세계각국의 정부가 전자화폐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거의 실패하고 있다. 특히 서유럽의 경우 90년대 중반 이전에 모든 기술개발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실생활에 적용시키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로 `팁 문화`를 꼽고 있다.
팁 문화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서비스 업종에서는 전자화폐를 읽을 수 있는 단말기를 들여오는 것을 꺼려한다. 이들 나라에서는 미장원이나 이발소, 택시 등에서는 고객이 지불하고 남은 잔돈을 종업원들이 팁으로 챙기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전자화폐가 활성화돼 이들 업종의 고객들이 모든 지불을 전자화폐로 할 경우 종업원들은 팁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이들 서비스 업종에서는 전자화폐 관련 단말기 설치를 꺼리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홍콩의 경우 영국 식민지배의 영향으로 아직 택시나 식당을 이용할 때는 팁이 관행화돼 이들 분야에서는 전자화폐 사용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택시기사들의 경우 정부가 택시에 옥토퍼스 단말기 설치를 의무화하려 하자 시위에 나설 정도였다.
이밖에도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거나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나라에서도 전자화폐의 확산이 더딘 편이다. 영국의 경우 지난 95년부터 남부지역에서 전자화폐를 시험 운영했으나 주민들이 거의 참여하지 않아 상용화에 실패해 현재 대학 등 제한된 지역에서 약 9만장의 전자화폐가 발급돼 있을 뿐이다. 또 북유럽 국가도 발달된 IT인프라를 가지고 있지만, 개인수표를 쓰는 문화가 뿌리깊게 남아있어 새로운 결제수단이 거의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혜경 기자(국제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