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돈 풀어 선제적 경기방어… 내년 1분기까지 2~3차례 더 내릴 듯

■ 中 지준율 전격 인하… 통화긴축 완화 신호탄<br>수출급감 등으로 실물경기 예상보다 급속 악화<br>4,000억위안 규모 풀려… 자금난 中企 등 지원

중국은 유럽 재정위기 등의 영향으로 해외 수출이 급감하면서 실물경제마저 크게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칭다오의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화물선에 수출제품이 선적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인민은행이 30일 기습적으로 지급준비율을 인하한 것은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수출급감 등의 여파로 당초 예상보다 실물경기가 빠르게 둔화하자 시중 유동성을 확대함으로써 선제적으로 경기방어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부동한 버블 등 경기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 2010년 하반기 이후 12차례에 걸쳐 6%포인트나 지준율을 인상해온 중국 금융당국이 이제 역방향인 '인하' 쪽으로 선회함에 따라 통화긴축 정책을 완화하는 신호탄을 쏘아올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준율은 은행이 총예금 가운데 인출에 대비해 의무적으로 쌓아두어야 하는 비율로 지준율을 인하하면 그만큼 은행 대출여력이 커져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는 효과를 초래한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의 임호열 수석대표는 "당초 내년 초에나 예상됐던 지준율 인하조치가 앞당겨 실행된 것은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수출경기 악화, 저장성ㆍ장쑤성 등에 밀집해 있는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며 "이번 인하조치는 중국 정부가 기존의 통화긴축 기조를 완화해나가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10월 수출 증가율은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크리스마스를 앞둔 대목의 수출주문이 9월부터 전년보다 60%가량 급감하는 등 수출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금융시장에서는 당국이 이번에 통화긴축 기조 완화 쪽으로 물꼬를 튼 만큼 내년 1ㆍ4분기까지 2~3차례 정도 추가 지준율 인하를 단행함으로써 완연한 경기둔화 방어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6%대까지 치솟던 물가가 정부의 강력한 긴축조치에 따라 하향 추세로 돌아선데다 거품붕괴 우려를 보이던 부동산시장의 고삐가 잡히고 있는 만큼 이제는 경기하강 우려에 대한 선제대응이 필요하다고 당국자들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최근 경제정책의 총 사령탑인 원자바오 총리는 "미국과 유럽의 국채위기 등 금융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이의 대응이 급선무"라고 밝히는 등 모종의 정책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중에 자금이 막대하게 풀린데다 국제 원자재가 및 임금 상승 등 인플레이션 압박요인이 여전한 만큼 전면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뜻하는 기준금리 인하 조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대신 지준율 인하로 커진 은행 대출여력을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 대출에 집중시키는 등 취약한 부문에 대한 유동성 확대에 진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중국당국의 통화긴축 조치로 은행을 통한 중소기업의 자금줄이 막히자 연 100%가 넘는 사금융시장이 활개를 치며 중소기업 자금난을 악화시키는 폐해를 불러왔다. 전문가들은 12월1일 발표되는 11월 중국 제조업구매관리지수(PMI)가 2009년 2월 이후 처음으로 경기위축을 뜻하는 50 이하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날 당국이 PMI 발표를 하루 앞두고 지준율을 전격 인하한 것은 이 같은 제조업경기 하강의 충격에 대비해 시장에 미리 당국의 경기 방어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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