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시나리오 경영체제에서 벗어나 내년부터는 정상적인 경영으로 전환한다. 사실상 비상체제를 종료하겠다는 의미여서 내년도 경기전망 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1일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내년도 경영계획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며 “오는 11월께 대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이며 지금 같은 추세라면 내년부터는 다시 연간 계획에 따른 정상적인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근 사업부별로 내년 시장 전망에 따른 사업목표 분석 등에 돌입했다. 내년에는 TV와 휴대폰 등 세트 점유율 강화에 중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경영계획은 환율과 유가 등 경영에 필요한 거시지표 예측부터 판매목표ㆍ구매에 이르는 대체적인 지출계획을 기본적으로 담는다. 뿐만 아니라 투자규모와 채용계획 등도 자연스럽게 수립되기 때문에 회사의 이듬해 예산안으로 불린다. 올해는 예년보다 빨리 내년도 계획수립에 나서 불황 이후 다가올 호황에 적극 대비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통상 10~11월이면 이듬해 경영계획을 수립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불황이 깊어지면서 올해 경영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채 ‘시나리오’에 따라 경영에 변화를 주는 비상경영체제로 운영해왔다.
대표적인 제조기업으로 통하는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비상경영체제를 종료하기로 하면서 예측 가능한 기업운영 분위기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삼성전자의 지휘를 받는 그룹 내 전자계열사들이 도미노로 경영계획 수립에 나설 공산이 클 뿐더러 기타 계열사와 다른 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 투자와 고용이 정상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수조원 단위의 대규모 투자로 민간 분야 투자를 주도했던 삼성전자가 올해에는 잔뜩 웅크린 형국이었다면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야근수당을 부활시키는 등 일부 비상경영조치를 해제했다.
이와 관련, 삼성의 다른 관계자는 “지금 추세가 지속될 경우 정상경영으로의 전환 검토가 가능하다”면서 “경영계획 수립준비는 미리 진행하되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