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노사관계 로드맵 수용거부] 使도 勞도 “편향” 반발

정부의 노사관계 로드맵 최종안이 노사 양측 모두의 강력 반발로 급제동이 걸렸다. 노동계는 최종안이 노동운동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고 정리해고가 손쉬워지는 등 사용자측에 치우쳐 있다고 반발 중이며, 경영계는 최종안이 당초안보다 노동계에 편향적으로 바뀌어 기업경쟁력을 약화시킨다며 공식적인 `수용 거부`방침으로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노사관계법ㆍ제도 선진화 연구위원회가 노동부에 제출한 최종 노사관계 로드맵은 양측 합의안을 도출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노동계, 최종안 입법화될 경우 대정부 투쟁키로=노동계는 노사관계 로드맵 최종안이 정당한 노동운동을 침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정부가 강제로 입법을 추진할 경우 대정부 투쟁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노총은 “최종 노사관계 로드맵이 노조의 파업을 무력화하고 사용자의 대항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는데 대해 심각히 우려한다”며 “특히 노사정위에서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부가 공익위원안을 중심으로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노동계를 무시한 독선적인 태도”라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또 “최종 로드맵은 정리해고를 보다 쉽게 하고 파업을 어렵게 하는 등 노동권을 약화시킨다는 측면에서 중간보고서의 내용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며 “정부가 노사간 합의가 안된 상황에서 입법을 강행할 경우 노사정위를 탈퇴,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정규직노동자에 대한 차별해소와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공무원 노동기본권 보장에 관한 내용도 빠져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노총도 “최종 로드맵이 9월 발표된 중간 보고서처럼 경영계 위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김태연 정책실장은 “사용자의 무분별한 손배ㆍ가압류 남용 방지와 관련해서는 최종 로드맵이 중간보고서 보다 후퇴했다고 볼 수 있다”며 “당시에는 구체적인 손배ㆍ가압류 범위가 정해져 있었는데 최종안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영계, `수용거부`공식 입장 밝혀=재계 역시 로드맵 최종안이 당초안이나 중간안보다 크게 후퇴했다며 공식적으로 `수용거부`를 주장하고 있다. 즉 인건비부담이 대폭 확대되고 파업만능 분위기 확산으로 경쟁력이 악화된다는 것. 긴급복귀명령제도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최성수 팀장은 “최종안이 파업에 대한 사용자의 방어책인 대체근로를 공익사업장에만 허용함으로써 사용자의 방어권을 약화시킨 반면 실업자의 초기업 노조가입 허용, 노조의 쟁의 대상확대, 손배가압류 제도개선, 직권중재와 조정 전치주의 폐지 등 노조의 권한을 대폭 확대, 쟁의권 남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에 대해서는 부당행위를 막으면서 불법파업 등 노조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제재규정이 빠져있어 사용자의 대항권을 크게 위축시켰다고 역설했다. 경영자총협회는 “지난 9월 중간보고서보다 오히려 노동계에 더 유리한 내용이 추가됐다”며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해 기업들은 40~50% 정도의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을 안게돼 기업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즉 로드맵에 따라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합치면 44%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 현재 통상임금 126만원에서 181만원으로 증가한다는 지적이다. 대한상의도 실업자의 산별려泰씌?노조 가입 허용안을 반대하는 한편 직업적 노동운동가에 의한 과격투쟁등으로 산업평화가 위협받는다고 지적했다. ◇노사관계 로드맵 합의도출 어려울 듯=이처럼 노ㆍ사ㆍ정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노ㆍ사 모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논의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노사정위는 노사간 합의가 어느 시점까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논의를 끝내는 `논의시한 종결제`를 시행하고 있어 노ㆍ사ㆍ정 사이에 합의가 어려울 사안들에 대해 노-사의 중간적인 입장에 있는 공익위원의 안을 중심으로 정부에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노사정위 논의 결과를 넘겨받는 대로 내년 중 노사관계 관련법률에 대한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결국 공익위원의 결정이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가 노사 양측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중재의 장을 만들어 양측의 양보를 얼마만큼 받아 내느냐에 따라 최종안의 모습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관련기사



김영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