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인종차별 항의 시위… 들끓는 미국

"정의없이 평화없다"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창조"… 워싱턴 등 수만명 거리 행진

가너·브라운 유가족도 참여… 비교적 큰 폭력사태는 없어

워싱턴DC·뉴욕·보스턴 등 미국 전역이 주말 동안 비무장 흑인을 숨지게 한 백인 경관을 잇달아 불기소하기로 평결한 대배심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로 들끓었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은 1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지난 4일 야간시위가 시작된 뒤 가장 많은 2만5,000명(경찰 측 추산)의 인파가 거리행진을 하며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워싱턴DC에서도 플로리다·코네티컷 등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4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백악관과 캐피털힐(국회의사당) 일대를 가득 메우고 '모든 이를 위한 정의(Justice for All)'라는 주제로 집회를 열었다. 볼티모어 등 미국 동부 주요 도시와 서부 샌프란시스코·오클랜드 등지에서도 이날 시위가 벌어졌다.


워싱턴DC에서 열린 집회에는 특히 인권운동가들이 '폭력경찰의 희생자'라고 주장하는 에릭 가너, 아카이 걸리, 마이클 브라운 등의 유가족이 참석했다. 브라운의 어머니 레슬리 맥스패든은 연단에서 "저들이 이 시위를 보지 않고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여기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 모르겠다"며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브라운은 8일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백인 경관 대런 윌슨에게 사살당해 이른바 '퍼거슨 사태'를 촉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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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너의 아내인 이소 가너도 "이 운동을 더 강력하게, 오랫동안, 그리고 의미 있게 끌고 가자"고 강조했다. 가너는 7월 뉴욕 길거리에서 담배를 팔다가 백인 경관 대니얼 판탈레오의 '목조르기'로 숨졌다. 걸리는 지난달 20일 뉴욕 브루클린에서 아시아계 경관 피터 량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이 중 가너와 브라운을 숨지게 한 경관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와 뉴욕시 스태튼아일랜드 대배심에서 각각 불기소 처분을 받았으며 걸리를 쏜 량 경관은 현재 뉴욕시 브루클린 대배심의 평결을 기다리고 있다.

시위 참석자들은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창조됐다(All mens are created equal)'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고 적힌 피켓 등을 들고 흑인들을 상대로 한 경찰의 과잉대응과 대배심의 결정에 항의했다. 그러면서 지역 경찰이 연루된 사건은 이들과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지방검사가 아니라 연방검사가 다루도록 규정해야 한다며 의회에 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날 시위는 집회와 피켓 행진이 주를 이루며 큰 폭력사태 없이 비교적 평화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는 시위대 23명이 고속도로 인근의 경찰 측 저지선을 뚫고 들어가 진입로를 막으려다 연행되기도 했다. 또 뉴욕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거리표지판·쓰레기통을 경찰차에 던지는 등 폭력이 나타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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