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스타벅스보다 더 커진 카페베네?

미국·중국 등 글로벌 진출 가속

한류 열풍 활용하지 못하면 바보

2020년 전세계 1만개 매장 열 것

김선권 대표

아이스크림 등 달콤한 디저트

유럽풍 인테리어·복고풍 음악


유명 연예인 모델 역발상 마케팅


"왜 스타벅스 본사에 소매 매출의 5%를 로열티로 지불해야 하나."


국내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고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카페베네는 '왜(Why)'란 물음에서 잉태됐다. 김선권(사진·45) 카페네베 대표는 2007년 당시 가진 의문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며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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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쉽지 않았다. 우선 이미 국내 시장을 빠르게 파고든 스타벅스의 아성을 깨기 위해 차별화가 절실했다. 당시 김 대표가 눈을 돌린 부문은 20~30대 젊은 고객층으로, 커피와 함께 달콤한 디저트를 즐긴다는 데 초점을 맞춰 메뉴를 준비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여름이 길어지고, 경쟁회사인 스타벅스에서는 찾을 수 없다는 데 맞춰 아이스크림을 대표 메뉴 가운데 하나로 정했다.

인테리어도 김 대표가 차별화 요소로 꼽았다. 깔끔한 디자인을 앞세운 스타벅스와 달리 유럽풍 빈티지 인테리어로 승부수를 던졌다. 또 혼자 책을 읽거나 컴퓨터 작업을 할 수 있는 북카페, 커피와 어울리는 음악은 '재즈'라는 통념을 깨고 DJ와 감성을 나누는 1970~1980년대 복고풍 음악다방을 재현하면서 기존 스타벅스와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김 대표는 "사실 스타벅스를 모방한 깔끔한 디자인이 대세를 이뤘던 시기에 빈티지 인테리어가 대중화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긴 했다"며 "하지만 당시 비주류에 속했던 빈티지 인테리어는 국내 인테리어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로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 "카페베네 론칭 당시 국내 시장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다"며 "당시 위기는 곧 기회라는 생각에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역발상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처럼 김 대표가 선택한 △메뉴 △인테리어 △공격적 마케팅은 '왜'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카페베네를 새로운 성공신화의 주인공으로 올려 놓았다. 창업 6년 만에 매장이 917개로 불어 나며 기존 강자였던 스타벅스(현재 600여개)를 넘어섰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서 머무르지 않았다. 김 대표는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 창업 3년 차였던 2010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지역도 국내 정서나 문화가 통하는 아시아가 아닌 스타벅스의 나라인 미국의 심장부인 뉴욕을 적중했다. 편안한 의자와 북카페, 와이파이와 같은 편의시설은 물론 다양한 디저트와 샌드위치로 현지 공략에 나서자 미국인들이 열광했다. 미국인들이 평소 접하지 못하는 '오곡라떼'와 '미숫가루 라떼'도 그대로 이식, 현지 입맛 잡기에 도전했다.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미국시장 공략은 새로운 신화를 만들고 있다. 2012년 2월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매장을 오픈한 뒤 2년 만에 현지 매장은 10개로 늘었다. 공사 중이거나 가맹점 계약을 체결한 곳도 80여 곳에 달한다. 미국에서 성공한 노하우를 갖고 진출한 중국의 경우는 성장 속도가 더 빨라 현재 운영 중인 직영 및 가맹점이 212곳, 가맹계약을 체결해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인 곳이 270여 개에 달한다. 하나의 물음표에서 시작된 카페베네는 현재 국내 917개 매장을 포함해 전 세계 12개국에 1,156개 점포가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전 세계가 한류 열풍에 휩싸여 있는데 기업인으로서 이를 활용치 못하면 바보가 아닌가"라며 "앞으로도 카페베네를 글로벌 시장에서 스타벅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3년 후에는 세계인이 주목하는 브랜드, 2020년까지는 전 세계 1만 여개 매장을 여는 세계인의 카페베네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지난해부터 해외 부문이 흑자로 돌아서 국외 가맹점 개설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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