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집회 참가자, 전경에 맞아 '하반신 마비'
68세 홍덕표씨, 목·머리 등 맞아…경찰 과잉진압 논란, 인권위 제소 방침
지난 달 15일서울 여의도 농민집회에 참가, 시위 과정에서 전경에게 맞아 18일째 하반신 마비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는 홍덕표(68.전북 김제)씨가 3일 오전 전북 익산시 원광대병원에 누워 치료를 받고 있다. /익산=연합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농민집회에 참가했다 전용철(44)씨가 숨진 데 이어 60대 농민이 경찰과 충돌 과정에서 다리를 크게 다쳐 하반신 마비 증세를 보여 과잉진압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3일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제시지회(회장 창배산)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농민집회에 참가한 홍덕표(68.김제시 백산면)씨가 하반신 마비증세로 원광대병원에서 19일째 치료를 받고 있다.
익산 원광대병원측은 " 신경이 흐르는 경추관이 외부 충격으로 심하게 부어 있어 지난달 21일 경추관을 확장하는 수술을 했다"면서 "홍씨가 처음에는 양다리를 거의 쓰지 못했는데, 지금은 약간 호전돼 조금씩 움직이고 있지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씨의 아들(38)은 "아버지가 `전경이 머리와 목 등을 때렸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쌀가마도 거뜬하게 나를 정도로 건강하셨는데 걱정된다"고 말했다.
홍씨와 함께 여의도 집회에 참가했던 주민 김정진(55)씨는 "경찰의 진압을 피해 도망가던 중 홍씨가 안 보여 뒤를 살펴보니 홍씨가 화단 근처에서 얼굴에 피를 흘린채 엎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홍씨는 곧바로 구급차로 서울 영등포 성애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았으며 3일 뒤인 지난달 18일부터 원광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김제시농민회는 형편이 어려운 홍씨를 위해 24시간 돌봐줄 수 있는 간병인을 구해 치료를 돕고 있다.
김제농민회는 또 홍씨와 함께 집회에 참가했다 다친 10여명에 대해 부상 정도를 조사한 뒤 이달 중순께 이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키로 했다.
(김제=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입력시간 : 2005/12/03 1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