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수사대상 의원만 20명… 정치권 대대적 사정

검찰, 송광호 의원 출석 통보… 출판기념회 책값도 로비 대가 여부 조사

검찰이 입법로비 의혹을 받는 국회의원 14명을 추가로 수사 대상에 올리는 등 여야 정치권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음성적인 편법 정치자금 통로로 지적돼온 '정치인 출판기념회 책값'의 로비 대가 여부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공식 수사를 하고 있다.

철도 비리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김후곤 부장검사)는 송광호(72) 새누리당 의원이 철도부품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포착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통보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은 2010년부터 현재까지 국토해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송 의원이 철도업체에 납품 관련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가로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송 의원의 혐의가 입법 로비는 아니지만 대가성을 띤 금품을 수수한 정황이 포착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이 철도 분야 민관유착 비리와 관련해 현역 의원에게 소환을 통보한 것은 조현룡 새누리당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현재 구속영장이 청구돼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조 의원은 철도궤도 납품업체 삼표이앤씨로부터 1억6,00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별개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현철 부장검사)는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등 같은 당 의원 12명과 전직 의원 1명의 입법로비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1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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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따르면 양 의원 등은 치과의사협회 측으로부터 의료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켜준 대가로 수천만원의 불법 정치후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한 명의 의사가 한 개의 병원만 운영하도록 해 일부 대형 병원의 프랜차이즈 식 운영을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치과협회에 유리한 법안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중앙지검의 수사망에 들어온 전·현직 국회의원은 모두 20명으로 늘어났다. 새로 추가된 14명과 교육 분야 비리 관련 신계륜·김재윤·신학용 새정치연합 의원과 전현의 전 의원, 해운 분야 비리 관련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 등이다.

단순히 수사 대상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 '돈을 받은 통로'에 대해서도 성역 없이 사정 칼날을 세우고 있다. 검찰은 신학용 의원이 출판기념회 축하금 명목으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측으로부터 3,900만여원의 금품을 받은 정황을 추가로 확인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신 의원이 금품을 받은 대가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측에 유리한 유아교육법과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인이 출판기념회를 열어 책값과 축하금 명목으로 받는 돈은 후원금과 달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거나 공개할 의무가 없어 로비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그동안 로비 의혹 등에 대해 검찰의 수사 도마 위에 오른 일은 없었다.

검찰 관계자는 "출판기념회라는 통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입법로비 등 대가성 여부를 서로 인식한 상태에서 금품을 주고받았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탁 대가가 있었다면 출판기념회 축하금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출판기념회 책값의 뇌물 여부에 대해 유죄가 인정된다면 출판기념회에 대한 전반적인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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