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맞벌이 부부, 돈 관리는 한사람이

따로다로땐 예상보다 지출 많아지기 일쑤마이너스.신용대출 이율 높아 먼저 갚도록 결혼해서 맞벌이를 시작한지 벌써 3년째인 L씨는 고민이다. 수입은 혼자 벌어서 생활하는 친구에 비해서 2배인데 저축이나 목돈 마련은 2배는 커녕 거의 비슷한 수준이니 도대체 원인을 알 수가 없다. 신혼 초에는 남들보다 먼저 내집 장만도 하고 여유있게 생활할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아직 내집 마련을 위한 목돈도 지지부진한 상태이고 보니 뭔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되었나 싶다.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 ▶ 수입과 지출속에 해결의 열쇠가 있다 흔히 맞벌이 부부들은 대충 두 사람 수입을 비교해서 많이 버는 쪽은 모두 저축하고 적게 버는 사람이 생활비를 충당하거나 아니면 요즘 신세대 부부들처럼 각자 수입을 관리하고 저축도 따로 따로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재테크 측면에서는 별로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이다. 수입과 지출은 하나로 관리해야 제대로 자금관리가 될 수 있다. 그래야 우리 집의 전체 수입이 연간 총 얼마나 되고 그에 따른 지출은 항목별로 어느 정도 되는지 파악할 수 있고 과다한 지출내용은 없는지, 불필요한 소비는 없었는지를 점검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돈을 빨리 모으고 싶다면 두 사람 수입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돈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사람에게 수입과 지출관리를 맡겨야 한다. 수입과 지출관리를 맡겼다면 그 다음에는 명확한 지출내용을 밝혀야 한다. 맞벌이 부부들은 특히 각자 사회생활을 하게 됨에 따라 그에 따른 지출이 많아지게 된다. 각종 회비나 경조사, 교통비, 점심 값 등 기본적인 지출에 대한 내용을 밝히고 일정한 범위안에서 지출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맞벌이 부부들의 단점은 둘이 번다는 생각 때문에 지출을 쉽게 생각하고 각종 집안의 대소사나 경조사비용을 과하게 지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지출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면 남들보다 두 배의 수입일지라도 지출도 두배가 되기 때문에 제자리 걸음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우리집은 재산이 더 많을까 부채가 더 많을까 수입과 지출에 대한 명확한 금액이 나왔다면 그 다음에는 우리 집의 재산과 부채를 한번 점검해보자. 재산에는 전세보증금, 각종 적금이나 예금, 주식 등 금융자산, 그리고 자동차나 기타 값나가는 가구나 보석 등을 현재 상태에서 대충 평가해서 금액을 산출한다. 그 다음에는 부채를 점검한다. 부채는 빚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계산하면 되는데 전세자금대출이나 내집 마련을 위해 받은 대출, 혹은 자동차 할부금, 신용카드 할부금, 미결제액, 서비스금액, 지인에게 꾼 돈 등이 포함된다. 이렇게 각각 계산해서 재산에서 부채를 뺀다. 재산이 많으면 안정적인 가계재무구조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는 각각의 재산의 형태나 빚의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재산이 많다고 하더라도 시간에 따라 가치가 떨어지는 자동차나 가구 , 보석들의 비중이 높은 상태라면 그리 바람직한 재무구조는 아닐 것이다. 반대로 빚이 많다고 하더라도 내집을 마련하기 위해서 받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에는 자산가치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꼭 재무구조가 불안정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이렇게 우리집의 재산과 부채를 한번 총 정리 해본 뒤 그에 따른 재무 설계 목표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 소비적인 대출이 많다면 빚 청산부터 해야 마이너스대출이나 신용대출이 있는 상태에서 적금을 붓고 있다면 이율비교를 먼저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대부분 마이너스대출이나 신용대출의 경우에는 9% 이상의 높은 대출이자율을 나타내는데 비해서 적금은 저금리로 인해서 5~6%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단기 계획을 위해서 적금을 붓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단 마이너스대출인 경우에는 매달 적금을 붓는 대신에 마이너스대출을 줄이고 필요할 때 다시 인출해서 쓰는 전략이 더 유리하다. 더구나 마이너스대출은 소비적인 용도로 자금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빚만 고스란히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하루빨리 청산을 해야 정상적인 재무설계를 할 수 있다. ▶ 계단을 오르듯이 한걸음부터 내집 마련, 교육비, 노후자금, 보험 등 여러 가지 재테크 설계의 목표는 많은데 수입은 제한돼 저축할 돈은 한계가 있고 언제 다 준비하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이렇게 우리 집의 재무목표를 설정한 뒤에는 가장 급한 것부터 하나 하나 준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고이율의 대출부터 정리한 뒤에는 전세금 상승에 대비하면서 내집 마련에 필요한 주택청약부금을 같이 가입해서 조금씩 불입해 나가고 조금 더 수입이 많아진다면 노후에 대비한 연금저축이나 보험 등을 준비해나간다면 어렵게만 보이던 재무설계의 목표들이 하나둘씩 달성돼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오정선 외환은행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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