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1월 29일] 또 다른 리스크 유럽재정 불안

연평도 포격 이후 5일. 경제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에 금융시장은 긴장의 끈을 좀처럼 놓지 못하고 있다. 리스크는 리스크를 따라다니는 것일까. 북한의 도발 속에 또다른 리스크 요인이 점점 우리 경제를 옥죄고 있다. 온 나라가 북한의 포격에 슬픔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상황에서 먼 나라 일일 것 같았던 스페인의 재정위기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압박하며 우리 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스페인 재정위기는 지난 8월 국채 발생에 성공하며 잠잠해지는 듯했다. 그러나 스페인 재정문제는 저축은행 부실이 심화되고 아일랜드 재정문제가 발발하면서 빠르게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요인으로 재부상했다. 특히 투자자들이 스페인 위기를 우려해 스페인 국채를 기피하며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과 독일 국채수익률 간 스프레드는 24일 2.59%포인트를 기록했다. 유로화 출범 이후 최고치다. 유럽재정 불안은 뉴욕시장은 물론 아시아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그리스발 유럽 재정위기의 환율 상승에 이어 수출 등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받았던 우리 경제로서는 스페인 위기를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스페인의 위기는 우리 경제에는 반면교사의 역할을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스페인의 부동산 가격은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고 부동산 대출로 성장해온 스페인 저축은행의 부실은 천문학적으로 확대됐다. 이어 정부가 저축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며 재정악화로 이어지고 결국 재정불안의 원인이 됐다. 마치 우리나라의 부실금융기관들이 부동산을 이용한 PF대출에 휘청하고 있는 모습과 닮은 꼴이다. 정부의 컨틴전시 플랜(유사시 행동대책)이 북한의 도발에 집중된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은 리스크에 리스크를 더해 우리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대외 불안요인이 우리 경제에 전이되는 것을 사전에 억제해야 한다. 자칫 북한 도발에 따른 감정적인 리스크 관리에만 집중하다가 또다른 위기요인에 노출될 경우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컨틴전시 플랜이 북한의 도발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또다른 리스크도 포함돼 종합적인 위기관리 매뉴얼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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