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민관합동위원회와 국무총리실 정부지원협의회 및 실무기획단 중심으로 마련 중인 세종시 수정대안 발표시점이 당초 연내에서 내년 초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수정안 발표가 확정될 경우 정부의 세종시 수정 움직임은 더욱 탄력을 잃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세종시 수정방침과 관련, 그동안 '퇴로'를 열어놓은 듯한 발언 등이 여권 내에서 잇따르며 정부가 이른바 '출구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4일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세종시 수정대안 발표 시기와 관련, "정운찬 총리가 발표 시기를 12월 말이라고 했는데 그때는 예산안을 둘러싸고 여야 간 충돌이 극대화되고 굉장히 혼란한 시기"라며 "대안 내용을 충실히 해 내년 1월 초로 조정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발표시기 조정을)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최병환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에서 공식적으로 협의 요청이 오면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금명간 당정협의를 갖고 세종시 수정안 발표시점 연기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안 원내대표는 또 이날 회의에서 "정부가 '부처가 안 갈 수도 있고 다 갈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하고 당 일부 의원도 '안 되면 원안'이라는 사견을 내놓으면서 세종시에 대한 여권의 노력에 김이 빠지고 정부의 대안 발표 이후 명분 있는 대응 여지가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발적 의견 개진은 국민 동의를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의원들에게 자제를 당부하며 정부도 불필요한 발언으로 정치적 논란을 유발하지 말고 국민설득에 주력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운찬 총리는 이날 남덕우ㆍ조순 전 총리,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등 10여명의 경제ㆍ문화체육 분야 국민원로 위원들과 가진 총리공관 오찬간담회에서 "세종시와 관련한 국민 여론을 충분히 듣겠다"면서 "다만 (시간을) 너무 오래 끌면 국론분열과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으므로 두 측면을 모두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충청도민을 비롯한 국민여론을 충분히 수렴하되 국론분열 등 부작용을 감안해 세종시 문제를 장기로 끌지 않겠다는 의미로 안 원내대표의 '수정안 발표시기 연기' 발언에 대한 화답으로 받아들여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