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생상품 투자 손실 방어할 기회 없었다"

박해춘 前 국민연금 이사장

지난 11일 전격 사퇴한 박해춘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5일 사임 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박 전 이사장은 “파생상품 투자 손실을 방어할 기회가 없었다”며 우리은행장 시절 투자 손실에 따른 금융감독당국의 징계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자진사퇴 배경에 대해 “쉬면서 고향에 봉사할 방법을 찾고 싶었다”고 말해 징계와 무관함을 강조하며 향후 정치권으로 보폭을 넓힐 뜻을 시사했다. 박 전 이사장은 이날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강정원 국민은행장 부친의 빈소를 찾았다 기자들과 만나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 상품은 기본적으로 환금성이 없고 레버리지가 높은 위험성 상품”이라며 “취임 4개월여 뒤에 투자 사실을 처음 알았지만 그때는 방어할 수 없었으며 환매는 판매자가 되사주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2007년 3월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 후임으로 우리은행 경영을 맡았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의 거취에 대해 그는 “나는 나름대로 스스로 결정했고 그분도 잘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황 회장이 CDO 등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해 투자했을 것으로 보이며 이런 결과를 예측했다면 그렇게 투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도 이날 빈소를 찾았지만 거취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박 전 이사장은 사퇴 배경에 대해 “지난해 금융위기 때 34년간의 금융경험을 살려 국민연금을 지켜냈고 올해 국민연금이 24조원의 이익을 내는 등 개선됐기 때문에 이쯤에서 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은행장 등을 경험했기 때문에 기회가 닿는다면 고향에서 봉사할 여러 가지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해 내년 지방선거 참여 등 정계 입문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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