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800선 붕괴 우려를 딛고 29일 1.97% 상승하며 1,850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고유가 및 인플레이션에 발목이 잡혀 당분간 변동성 심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증시 급등락이 이어지면서 펀드 수익률도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분산투자가 좋은 건 다 알지만 막상 무슨 펀드가 좋고 어떻게 분산해야 할지를 두고 난감해 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변동성 장세에는 특정 펀드에 ‘올인’ 하기보다는 자연스런 분산투자 효과를 볼 수 있는 묶음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변동성 큰 장에서는 ‘묶음상품’이 대안=국내 등록된 펀드만 1만여개에 달하다 보니 시중 증권사에서 선보인 묶음상품도 다양하다. 대표적 묶음상품으로 꼽을 수 있는 건 펀드랩ㆍ엄브렐러펀드ㆍ재간접펀드(펀드오브펀드) 정도가 있다. 랩어카운트의 일종인 펀드랩은 증권사에서 직접 제공하는 1대1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의 일종이다. 증권사 자산관리사(FP)가 운용하는 상품으로 전문가가 투자자의 재무상태와 투자성향을 분석해 적합한 펀드 여러 개를 골라 분산투자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우리투자증권의 ‘옥토랩 펀드형’, 현대증권의 ‘HR30 펀드랩’, 동양종금증권의 ‘월드드림 펀드랩’, 삼성증권의 ‘삼성아너스랩’ 등이 있다. 수수료는 회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자산평가액의 연 1~3% 수준으로 일반 주식형펀드와 큰 차이가 없다. 엄브렐러펀드는 갈아타기에 유리한 상품이다. 엄브렐러펀드라는 ‘우산’ 아래 일반 주식형펀드와 인덱스펀드ㆍ머니마켓펀드(MMF)ㆍ채권형펀드 등을 포함해 주가 변동이 예상될 경우 수수료 없이 손쉽게 펀드를 갈아탈 수 있다. ‘하나UBS엄브렐러펀드’는 블루칩펀드ㆍ안정혼합형ㆍMMF형을, ‘삼성글로벌엄브렐러펀드’는 국내와 중국ㆍ브라질ㆍ유럽ㆍ일본ㆍ독일 등의 유형별 펀드로 구성돼 세트 안에서 자유롭게 전환이 가능하다. 펀드에 따라 펀드 전환 횟수가 제한된 상품도 있다. 재간접펀드(FOFs)는 하나의 펀드 안에 각기 다른 펀드를 묶은 상품이다. 일반 주식형펀드가 설정액으로 주식을 산다면, 재간접펀드는 모인 자금으로 또 다른 펀드를 사는 것이다. 국내에서 설정액이 가장 큰 ‘신한브릭스주식재간접(3,268억원)’은 신탁재산의 90% 정도를 BNP파리바자산운용이 추천하는 우량 브릭스 관련 펀드에 선별 투자한다. 하나의 펀드 가입으로 다양한 펀드를 동시에 가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묶음상품도 궁합 있다=묶음상품이라고 무조건 장점만 있는 게 아니다. 투자자의 성향이나 이해도에 따라 일반 주식형펀드의 장기투자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결과를 낼 수가 있다. 펀드랩의 경우 맞춤형 서비스이기 때문에 적은 금액은 받지 않는다. 최근엔 월 50만원 이상을 대상으로 한 적립식 형태 서비스까지 나왔지만 여전히 소액 투자자에게는 문턱이 높다. 반면 개인으로서는 큰 돈이지만 서비스 제공 회사로서는 수십억~수백억원으로 운용되는 공모펀드보다 규모가 훨씬 작아 투자 종목이나 대상이 제한될 수도 있다. 자유로운 자산배분을 할 수 있는 만큼 손실을 볼 위험도 있다. 엄브렐러펀드의 경우 개인이 직접 갈아타기를 선택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일반 펀드를 사고 파는 것보다는 수수료가 훨씬 절약되지만 어지간한 경험과 지식 없이 섣불리 갈아타기에 나섰다간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주식형 엄브렐러펀드의 유형평균 1년 수익률이 12.73%로 일반 주식형펀드와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 재간접펀드는 일반 펀드보다 수수료가 높다는 게 단점이다. 또 펀드가 또 다른 펀드에 투자하는 특성상 자신의 자금이 어디에 투자했는지를 알기가 쉽지 않다. 상당수 재간접펀드들이 역외펀드에 투자하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 역시 눈여겨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