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8월 19일] 은행들, 비올 때 우산이 돼줘야

은행들이 돈줄을 바짝 죄면서 기업들이 자금난으로 아우성이다. 연체율이 증가하자 은행들이 대출만기 연장 등을 거부하면서 요즘 기업들은 자금조달에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신규대출은 사실상 거의 어렵고 기존 대출을 연장할 경우에도 애를 먹고 있다. 대출금의 일부를 갚거나 추가 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대출 연장이 어렵다고 한다. 대출만기도 갈수록 짧아져 1년 전만 해도 보통 2~3년은 연장이 수월했는데 요즘에는 1년은 매우 양호한 편이고 길어야 6개월, 3개월 등이다. 일부 기업들은 급전을 구하지 못해 보유 부동산을 헐값에 매각하는 등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금융은 흔히 경제의 핏줄이라고 한다. 핏줄인 돈이 돌지 않고서는 경제가 제대로 굴러갈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경색의 원인이 경기침체와 부실증가에 있다고는 하나 ‘돈맥경화’를 계속 방치해서는 안 될 일이다. 연체율 증가 등으로 은행들이 위험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음은 물론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고유가와 고물가로 원자재 가격 부담이 급증하고 소비부진으로 재고가 늘어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돈줄을 급작스레 죌 경우 경제는 더욱 꼬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최근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연 9.5%에 이르는 등 금리마저 크게 뛰어 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문제는 기업 자금난이 개별기업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금융부실-경기침체 심화-고용ㆍ소비 둔화 등 연쇄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내년 말쯤 되면 경제가 회복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1년 정도 이상 힘들지만 견뎌나가자는 부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고통분담에 동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금난에 봉착한 기업들이 어려운 고비를 극복해 쓰러지지 않고 우뚝 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은행들은 “비가 올 때 우산이 되겠다”고 늘 말해왔다. 기업들은 지금 집중호우라는 어려움에 빠져 있다. 우량기업이 일시적인 자금난 때문에 휩쓸려 내려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은행들의 세심한 여신관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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