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대 모으는 기업의 투자계획

대기업을 중심으로 올해 비교적 의욕적인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연합회가 우리나라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계획하고 있는 투자규모는 지난해 보다 17% 늘어난 56조4,000억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증가세는 지난해의 7.6%를 크게 웃도는 수준일 뿐 아니라 지난 2000년 24.3%의 증가율을 보인 이후 최고 수준이다. 투자내용을 보면 우선 기업규모별로 30대 그룹이 80%를 차지해 기업규모가 클수록 투자를 더 늘릴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5대그룹의 경우 반도체, LCD 등 첨단업종과 중화학업종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투자확대와 함께 신규 채용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20대그룹의 경우 올해 신규채용 인원은 4만5,000명으로 작년보다 3% 정도 늘리는 것을 비롯해 투자계획이 제대로 집행되는 경우 600대기업에서만 17만7,000명정도의 신규 고용이 창출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기업들이 이처럼 투자와 신규인력 고용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올해 미국경제를 중심으로 세계경제 회복이 가시화되는 등 대외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국내 기업들이 계획하고 있는 투자가 실제 집행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시 말해 국내 투자환경이 뒷받침돼야 기업의 투자계획이 실현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기업투자환경 개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올해 투자계획에서도 확인되듯이 국내기업들은 투자의욕이 높고 그러한 투자를 뒷받침할수 있는 자금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과잉시설에 대한 정리가 어느 정도 해소된 데다 새로운 성장동력 확충차원에서 신규투자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간 투자가 부진했던 것은 국내 투자여건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규제ㆍ노사갈등ㆍ큰폭의 임금상승ㆍ출자총액제한제도ㆍ정책불안 등이 기업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주된 요인들이라 할수 있다. 기업투자가 활성화되지 않고서는 정부가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고 있는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제회복도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올해 기업들이 계획하고 있는 투자가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기업들도 계획만의 투자가 아니라 실천이 뒤따르는 투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대통령과 전경련 회장단간의 만남을 통해 투자의 걸림돌이었던 정부와 재계의 경제에 대한 인식차이가 좁혀진 터라 한층 높은 기대를 갖게한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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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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