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제조社 “이젠 브랜드로 승부”

중국 제조업체들이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생산에서 벗어나 자체 브랜드로 해외 시장 개척에 본격 나서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월등한 데다 중국 제품이 더 이상 `싼 게 비지떡`이란 비난을 듣지 않을 수 있다는 품질에 대한 자신감도 붙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민관 합동으로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이 본격화 되면서 자체 브랜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 동안 중국 기업들은 전세계 제조업체들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는 데는 소홀해 왔던 게 사실. 일례로 세계 80여개 전자업체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OEM 방식으로 전자레인지를 생산하는 갈란쯔그룹의 경우 세계 전자레인지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음에도 불구, 갈란쯔란 이름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이젠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제품으로 당당히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중국 `브랜드`의 기수는 종합가전 업체인 하이얼. 하이얼은 틈새 전략으로 현재 미국 소형 냉장고와 와인 냉장고 시장의 50%를 점하면서 이미 인기 브랜드 반열에 올랐다. 일본 JVC와 톰슨 등에 OEM 납품을 해오던 TV업체 TCL도 인도네시아 저가TV 시장 공략에서 얻은 성공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ㆍ남미ㆍ서유럽에서의 시장 확대를 구상하고 있다. TCL은 삼성이나 소니 제품 가격의 3분의 1밖에 안 되는 초저가 제품으로 산요ㆍJVCㆍ도시바 등이 주도하는 중저가 제품 시장에서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또 TV 광고보다는 24시간 출장 서비스, 3년 무상보증(업계 최장), 수리기간 중 대체 상품 무상 제공 등의 확실한 애프터 서비스를 무기로 입 소문을 통한 신뢰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TCL의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기`식 해외 진출 전략은 4년 전 미국 시장 진출에 실패했던 경쟁사 콩카그룹의 예를 타산지석으로 삼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편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해서 무조건 저가로 승부하는 것도 아니다. 상하이AV전자의 경우 코스트코 같은 미국 내 대형 할인마트를 통해 PDP TV 등 초고가 제품을 판매하는 전략으로 삼성이나 소니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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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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