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선진국자본 아 기업사냥 나섰다

◎“통화·주가폭락 영향 기업 헐값매입 찬스”/M&A팀 발길 잦아/땅값·인건비 등 하락/직접투자 모색도 활발【뉴욕=김인영 특파원】 지난 여름이후 동아시아 국가에 외국인 투기자금이 대거 빠져나간후, 새로운 형태의 선진국 자본이 이 지역에 상륙할 채비를 하고 있다. 통화 및 주가 폭락으로 기업 인수자금이 낮아진 것을 이용해, 동아시아 기업을 사냥하려는 기업 합병및 인수(M&A) 자본과 낮아진 인건비와 지가·자재비 등을 이용해 현지에 투자하려는 직접투자 자본이 그들이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M&A 전문가들이 서울에서 방콕·자카르타에 이르기까지 먹이감을 찾아 배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동아시아 금융위기가 심화된 지난 여름이후 국제 M&A팀의 발길이 바빠졌다는 것.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자본이 아시아 기업을 사냥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통화및 주가가 폭락하는 바람에 기업을 사는 가격이 지난 여름 이후 절반으로 떨어졌기 때문. 예컨데 태국의 경우 지난 6월 이전에는 2천5백만바트 짜리 기업을 인수하려면 1백만 달러가 소요됐으나, 같은 금액의 달러로 4천만 바트의 기업을 인수할수 있게 됐다. 국제 M&A 전문가들은 선진국 자본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갖고 있는 한국마저도 금융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외국인에게 문호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최근 미국의 프록터&갬블사가 쌍룡제지를 인수한 것을 예로 들고 있다. 또 미국의 자동차회사들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아시아의 지가, 인건비, 자재비 등 투자비용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지공장 건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포드자동차는 지난주 베트남 현지공장을 완공한데 이어 오는 12월 중국 공장, 내년에 태국및 필리핀 공장의 완공을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다. GM도 아시아 경제 위기로 수요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 태국·중국에 현지 공장 건설 계획을 밀고 나갈 방침이다. 미 자동차 업계는 동아시아국가가 경제난을 극복한후 잠재적 수요가 다시 폭발, 향후 10년동안 동아시아의 시장점유율이 10%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 현시점을 투자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아시아 기업이 쓰러지고 있는 와중에 미국등 선진국 자본이 아시아 기업을 사냥하고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경제적 식민주의의 확대를 초래한다는 민족주의자들의 반발 역시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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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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