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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환헤지 상품인 '키코' 손실로 수백억원을 잃은 뒤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차입을 통해 회사 외형을 키우기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본금을 늘려 착실히 회사를 운영하는 게 회사를 오래 존속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강찬구(43ㆍ사진) 대양금속 대표이사는 최근 몇 년간 평생 당할 시련들을 한꺼번에 겪으며 경영자로서의 내공을 단단히 다지고 있다. 대양금속은 올해로 창업 38년을 맞는 스테인리스 냉연간판 제조업체이자 수십년 동안 흑자를 기록했던 알짜 기업이었다. 모든 경영자들이 그렇듯 위기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터져 나왔다. 부친인 강석두 회장으로부터 회사를 이어받아 2세 경영인으로 승승장구하던 강 대표는 지난 2007년 키코 피해로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고 적자수렁에 빠지는 등 큰 위기를 맞게 됐다. 환 리스크를 피하려고 가입했던 키코로 인해 오히려 회사가 휘청거릴 정도로 타격을 입었으니 그로서는 억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민 끝에 법정소송도 진행해보고 정부 측에 하소연도 했지만 결국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으며 마무리해야만 했다. 강 대표는 "한때 통장에 쌓여 있던 700억원의 현금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보유하고 있던 수백억원대의 부동산마저 급매물로 내놓아야 했다"며 "업황이 나빴거나 투자를 잘못해서 생긴 문제였다면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키코 손실에 따른 상처는 강 대표 본인과 회사에 큰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강 대표는 배짱과 뚝심으로 위기를 딛고 다시 일어섰다. 시련이 오히려 자신을 더 강하게 단련시켰다고 태연하게 웃는 강 대표다. 그런 그가 돌파구로 찾은 것은 바로 해외시장이었고 덕택에 회사는 불과 몇 년 만에 다시 본궤도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터키에 제2공장을 성공적으로 준공하면서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강 대표는 회사 경영이 악화되면서 한때 좌초위기에 몰렸던 터키 공장을 예정대로 짓느라 갖은 고생을 겪어야 했다. 그는 무엇보다 현장 근로자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회사에 대한 애정을 믿었기에 과감하게 터키 공장을 추진해 지난해 11월 터키 촐루 지역에 제 2공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그가 회사를 경영하며 늘 현장을 강조하는 이유도 입사 이후 공장에서 근로자들과 함께 몸을 부대끼며 산전수전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강 대표가 처음 스테인리스 업계에 발을 들인 때는 부친이 부평에서 공장을 운영하던 지난 1980년대 초반이었다.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공장에서 고철 줍는 일부터 시작했다. 이후 1992년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스물여섯의 젊은 나이에 계열사인 대양물산에 평사원으로 입사하면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강 대표는 "제조업체의 경영 2세들이 그러하듯 인생에서 가업인 스테인리스를 빼면 이야기할 게 거의 없다"며 "유압프레스ㆍ용접ㆍ절단 등 공장에서 안 해본 허드렛일이 없을 만큼 혹독한 회사 생활을 거쳐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한 달에 절반 이상을 터키와 유럽 출장길에 오를 정도로 터키공장에 남다른 애정과 기대를 쏟고 있다. "터키 공장에 거는 기대는 무척 클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예산 공장 생산설비의 두 배에 달하는 대형 공장인데다 중동과 동유럽 시장의 급속한 팽창으로 잠재력은 무척 크기 때문이지요." 강 대표는 요즘 터키 공장에 대한 해외투자 유치와 런던 주식시장 상장 프로젝트에 정성을 쏟고 있다. 강 대표는 "이탈리아에서 2번째로 큰 콜센터 전문업체로부터 유상증자 형태로 자금을 투자 받기로 했다"며 "늦어도 3월 중으로 계약을 매듭 지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양금속은 이번 투자로 연간 1,500억원 상당의 물량을 안정적으로 유럽 시장에 유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공급할 제품은 최고급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최상급 스테인리스 강판이라는 점에서 해외 인지도를 높일 좋은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처럼 터키 공장에 거는 기대가 남다른 것도 해외시장 개척에 대한 오랜 숙원이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중동을 포함해 동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스테인리스 수요가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돼 대양금속의 터키 현지법인인 DY-SK메탈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올해 터키 법인의 매출은 1억2,000만달러에 당기순이익만 60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런던 주식시장에 터키현지 법인을 상장하기 위해 실무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터키 공장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일반 투자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강 대표는 귀띔했다. 숱한 어려운 순간을 이겨내는 데 아버지의 조언 외에 배우자인 부인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고 강 대표는 이야기한다. "저하고 딱 한 살 차이인데 너무 어른스러운 모습에 어려운 순간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제 삶에서 가장 친한 친구와 같은 커다란 사람이 바로 아내입니다." 강 대표의 부인은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인 김혜리씨다. 그녀는 지난해 터키 촐루 공장 준공식에도 직접 참석해 현지 공장 직원들에게 직접 식사를 마련해 대접하는 등 '내조의 여왕'으로도 손색없다는 평을 얻고 있다. 강 대표는 끝으로 외부 차입금으로 인해 대양금속의 주식이 너무 저평가됐다는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물론 회사 규모에 비해 차입금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터키 공장의 생산시설에 투자된 금액을 생각하면 그리 큰 차입금이 아니다"라며 "30여년을 한결같이 스테인리스 생산에 매달린 기술력과 태양광 에너지 시장에 진출해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기 때문에 주가는 곧 회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1997년 고려대 경영대학원 경영자과정 수료 ▦1990년 에프리빙㈜ 입사 ▦1994년 중국 선양 주방가구 합작공장 설립 ▦1999년 에프리빙㈜ 대표이사 ▦2000년 오션코리아 대표이사 ▦2001년 중국대련 주방가구 공장 설립 ▦2003년 한국씽크공업협동조합 이사 ▦2003년 대양금속 기획영업이사 ▦2005년 한국철강협회 스테인리스스틸클럽 이사 ▦2006년~ 현재 대양금속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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