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PIIGS에 민간자본 밀물

"위기 바닥 쳤다" 낙관론 확산<br>4개월간 930억달러 순유입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바닥을 쳤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포르투갈ㆍ아일랜드ㆍ이탈리아ㆍ그리스ㆍ스페인 등 이른바 피그스(PIIGS)로 불리는 재정취약국으로 민간자본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동안 PIIGS로 순유입된 민간자본은 93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PIIGS 5개국 국내총생산(GDP)의 9%와 맞먹는 수준이다. 물론 유로존 붕괴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유로존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포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 1~8월의 순유출 총액 4,064억유로와 비교하면 완만한 증가세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지난해 9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전면적 통화거래(OMT) 계획을 발표한 후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바뀌고 있다고 봤다. 마틴 반 블리에 ING 이코노미스트는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다"면서도 "자본흐름에서 의미 있는 반전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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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대되면서 스페인ㆍ이탈리아 등의 국채 수익률도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한때 7%대까지 치솟았던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올 들어 각각 5.2%대, 4.2%대까지 내려왔다. 최근 스페인 정부가 실시한 70억유로 규모의 10년물 국채입찰에는 230억유로 규모의 주문이 몰리기도 했다. 국채뿐 아니라 유로존 은행채와 회사채도 강세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칼 노레이 JP모건 유럽채권시장 총괄책임자는 "최근의 랠리는 유로존에 대한 투자심리 강화와 비유럽계 투자자들의 매수에 따른 것"이라며 "불과 2개월 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거래가 지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앨러스데어 워런 유럽 주식자본시장(ECM) 총괄책임자도 "유럽이 다시 투자 적격지가 됐다"며 "요즘처럼 유럽 투자에 대한 미국의 수요가 높았던 적이 없다"고 전했다.

투자리서치 그룹인 센틱스가 이날 내놓은 조사 결과도 유로존 위기감이 크게 완화됐다는 점을 뒷받침했다. 센틱스가 투자자 9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17.2%만이 향후 12개월 내 유로존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이는 지난해 7월의 73%에 비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센틱스 측은 "더 이상 유로존 붕괴는 큰 이슈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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