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운임지수(BDI)가 올해 최고치를 돌파했다. 지난 16일 BDI가 전일 대비 68포인트 상승한 3,574포인트를 기록한 것이다. 연초부터의 평균 BDI는 약 2,977포인트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1,509포인트에 비해 2배 가까이 상승했다.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던 해운 시황은 도전의 연속이었던 지난 한 해를 보내고 이제는 조금씩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는 듯하다. 업계 안팎에서 당사를 비롯한 해운업체들의 실적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일찍이 벌크 시황 회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충만했다. 지난해 12월 한 해외언론 여론조사에서 총 6,253명이 2010년에는 BDI가 상승할 것으로 응답했다. 4,500명가량이 4,000포인트 이상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 가운데 1,956명은 심지어 5,000포인트를 초과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연초 중국의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와 철광석 가격협상 힘겨루기 등으로 상승세가 힘을 잃고 주춤하면서 다시금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했다. 선박 공급 과잉의 우려도 상존한다.
언제나 그랬듯 해운업계의 전망은 긍정론ㆍ낙관론이 동시에 존재하며 누구도 감히 '지난해의 침체가 올해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하기 어렵다. 해운업이 기업의 수익창출 수단을 넘어 전세계 국가들의 경제정책, 심지어 대형 사건사고들까지 아울러 반영하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운업의 첨병으로서 영업ㆍ운항, 이제는 리서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필자는 현재의 시황이 단기적 기대감을 넘어 중장기적으로도 견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감히 판단한다.
항만 체선율이 높은 수준을 나타내면서 증가하는 물동량 추세를 방증하고 현재 40% 안팎을 오르내리는 신조선 인도비율 역시 저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칠레를 포함한 전세계 다발적 지진 피해로 사회 인프라 재건을 위한 인력 및 원자재 수요 증가가 장기적으로 뒤따르면서 향후 벌크 시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자고로 봄바람이 불어올 때일수록 건강에 더욱 유념해야 하는 법이다. 때로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기도 하고 황사가 시야를 뿌옇게 흐리기도 한다. 봄이 왔다는 안도감에 방심했다가는 감기라도 걸리기 마련이다. 이제는 지나간 겨울을 되돌아보며 마음을 다잡고 다가오는 봄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준비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