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최악을 찍고 2002년 어두운 터널을 거쳐 2003년 마침내 햇살이 비친다”
미 경제 전문 주간지 포브스는 2일 인터넷 판에서 반도체 산업이 “더 이상의 추락은 없을 것”이라며 올해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반도체 산업은 지난 2001년 매출이 3분의 1가량 줄어드는 심각한 불황을 겪은 이후 지난해 1.5%의 미미한 회복세로 마감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 전문 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의 애널리스트 데일 포드는 “지난해 반도체 성장세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올해는 그 기조가 확연해 질 것”이라며 “이미 지난해 말 매출 성장률이 완만한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 2003년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쳐 매출 증가율이 11.3%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 같은 성장세가 실현된다 해도 지난 2000년 최고점의 매출에는 이르지 못할 것이라 게 그의 지적. 이 같은 반도체 회복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반도체 관련 회사의 주가도 힘찬 도약을 예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전반적인 증시 침체에도 불구, 2002년 평균 매출 신장률 30%를 기록한 네 개의 반도체 관련 회사들의 주가는 최근 눈에 띄는 약진을 보이고 있다.
포브스가 주목한 네개의 반도체 회사는 그래픽 전문 반도체 제조업체인 엔비디아, 무선 장비 관련 반도체 업체 퀄컴,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인피니온.
엔비디아는 최근 게임 산업의 성장세 속 마이크로 소프트(MS)의 X박스 그래픽 디자인 계약을 따내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MS의 성공 덕분에 엔비디아의 매출 신장률은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과 인피니온 역시 올해 IT관련 지출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상승세로 전환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진행돼온 PC업그레이드 끝에 기업들이 마침내 컴퓨터 관련 장비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 데일 포드는 “분석 결과 기업들의 IT지출 사이클이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
올 한해 볕이 들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분야는 바로 무선 장비 업체. 지난해 무선 통신 시장이 불황을 겪으면서 무선 장비 분야 역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신규 휴대폰 수요가 늘면서 무선 통신 시장과 관련 업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아이서플라이측은 올 한해 전반적인 반도체 시장의 회복이 예상되지만 전성기때의 15~17%의 성장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장기적인 성장률은 8~10%에 머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