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외환보유액 때문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늘어날수록 그만큼 시중 유동성이 방출돼 가뜩이나 심상치 않은 인플레와 자산버블을 부추기고 있다. 달러 국외 방출을 통한 인플레 압력 해소를 위해 자원개발 등 해외 투자에 힘쏟고 있지만 미국, 호주 등 주요국의 전략산업 보호와 정치적 견제 등으로 여의치가 않은 상황이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중국이 수출 흑자, 외자 유치 등으로 외환보유액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인플레와 자산버블 우려가 커지고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만 4,530억달러가 늘어나며 현재 세계 최대인 2조4,0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무역 등 경상거래로만 줄잡아 한달에 200억달러가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같이 해외에서 반입되는 달러화는 고스란히 국내에서 위안화로 손바뀜이 이뤄지면서 시중 유동성을 팽창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의 지난 2월 인플레는 2.7%로 중국 당국의 연간 목표 수준인 3% 이내에 근접하고 있다. 문제는 갈수록 달러화 유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수출흑자로 들어오는 돈도 있지만 위안화 평가절상에 베팅하며 가장 무역거래 등 온갖 편법을 동원해 유입되는 투기자본도 가세하면서 외환보유액은 점점 늘어만가고 있다. 해외투자를 통해 주체하기 힘든 달러화를 내보내려 하고 있지만 거대한 중국 시장을 보고 유입되는 외국인 직접투자분이 훨씬 많은 상태다. 중국의 해외투자는 지난해 6.5% 증가한 433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가 더욱 많아 외자부문에서만 365억달러가 중국으로 순유입됐다. 최근 중국의 지리 자동차가 포드의 볼보 승용차 부문을 18억달러에 인수했지만 이는 중국이 하루하고 반나절만 지나면 늘어나는 외환보유액 분량이다. 중국은 지난해 자원확보를 위해 호주의 철광산업체인 리오틴토를 인수하려 했지만 호주 내에서 '중국의 자원 싹쓸이' 우려론이 부각되면서 좌절되는 등 상대국의 정치적, 전략적 이해 관계때문에 거대 딜에 실패하고 있는 것도 해외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중 하나다. 늘어나는 외환보유액은 최근 중ㆍ미 관계 갈등의 정점에 있는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방에서는 중국이 인위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달러화를 사들이면서 외환보유액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