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을 잘 살게, 편하게, 안전하게 하는 것이 개혁”이라며 경제와 민생을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강조하며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을 비판했다. 박 대표는 이날 민생문제를 연설의 첫 머리에서 언급하면서 “130만명의 근로빈곤층과 350만명의 차상위 계층에 대하여 최저생계비라도 국가가 지원할 수 있도록 예산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어 “최대의 복지는 바로 일자리라는 점,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면 일자리도 없고 복지에 쓸 돈도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 경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성장엔진이 고장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성장동력을 키우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400조원이 넘는 부동자금을 생산적인 투자로 연결시키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과감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독도문제와 역사교과서 왜곡문제, 한ㆍ미 동맹문제 등 외교정치분야에 관한 이야기는 뒷부분으로 돌려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의 전날 연설과 차이점을 부각시켰다. 이는 민생을 국정의 최우선으로 놓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 여당과 목소리를 같이 했다. 그는 “역사를 왜곡하고 이웃의 영토를 침해한다면 다음 세대에 일본은 아시아에서 소외된 2류 국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며 일본을 강하게 성토했다. 박 대표는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해서는 정부와 여당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동북아 균형자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한ㆍ미 동맹을 강화한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한ㆍ미 동맹을 벗어나 외교적 고립을 자초한다면 이는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이번 임시국회 최대 쟁점인 3대 개혁법안에 대해 “여당이 힘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면 야당도 몸으로 막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합의 처리 전망을 밝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