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거센 3중고에 시계제로… 89% "경기 상반기 비슷하거나 악화"

■ 경영환경 어떻게 보나<br>수출침체·환율변동성 증대 등 경영 위협요인 지적하고 내수 부양·규제 완화 주문<br>55% "내년 하반기나 회복"




설문조사 참여기업들의 하반기 경영환경에 대한 반응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시계 제로'다.

국내외 경영환경을 아무리 둘러봐도 우호적인 변수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그 이유다. 기업들은 국내외 시장 침체에다 엔저 등 환율 압박, 그리고 경제민주화 바람 등 3중고만 더 거세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 설문참여 기업 CEO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해외시장은 시장 침체 속에서 일본 등 경쟁기업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국내에서도 뭐 하나 똑 부러진 긍정적 요인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기업들의 경영환경 여건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내수부양과 규제완화라는 두 마리 토끼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우선 국내 기업인들이 보는 국내외 경기전망은 긍정적인 대답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반기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국내 기업의 절반가량(54.7%)은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30.7%는 오히려 악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반기 세계 경제의 불안요소로는 24.3%의 기업이 '엔저와 환율전쟁 가능성 고조'를 꼽았다. 하반기 엔ㆍ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기업의 78.7%가 90~100엔 미만으로 전망했다. 또한 23.6%의 기업이 '중국 경제 경착륙'을, 각각 22.2%의 기업이 '양적완화에 따른 글로벌 자산 버블'과 '유럽 경기 침체 지속'이 하반기 세계 경제를 나쁘게 만들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경제전망에 대해서는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나쁠 것이라는 응답(24.0%)이 하반기에 좋아질 것이라는 기업(10.7%)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65.3%가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하는 등 빠른 회복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


경기전망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은 하반기에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양새이다. 우선 자금사정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74.0%가 하반기 자금사정이 상반기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빠질 것이라는 기업이 17.8%로 나타났고 상반기보다 좋을 것으로 전망한 곳은 8.2%에 불과했다.

관련기사



하반기 기업 경영에 가장 부담을 줄 위협요인으로 '수출시장 침체(24.5%)'와 '환율 변동성 증대(19.6%)'를 지적했다. 뒤이어 ▦엔화 약세 지속(14.7%) ▦내수소비 부진(12.6%) ▦투자여건 악화(11.9%) ▦부동산 경기 침체(6.3%) ▦재정건전성 악화(5.6%) ▦가계부채 부실 심화(4.2%) ▦북한 리스크 확대(0.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치도 보수적이다. 매출은 '상반기와 동일'이라는 응답이 35.6%에 달했다. 축소 응답은 5.5%로 나타났다. '1~10% 상향'이 47.9%를 기록하는 등 매출목표를 크게 늘리지 않겠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영업이익 목표도 '두자릿수 이상 상향' 응답이 19.7%에 불과했다. 나머지 80.3%가 한자릿수 상향이나 현상 유지, 축소 등을 계획하고 있는 상태다.

기업활동 우선순위에 대해서도 '수익성 향상' 63.5%, '비상경영 유지' 21.6% 등 85.1%가 공격적 경영을 뒤로 하고 보수적 경영에 매달리겠다고 응답한 것이다. 업황이 좋지 않은 철강(50.0%), 조선(33.3%) 업종에서는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반응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기업들의 경영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한 주문으로는 내수부양과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압도적이었다. 응답기업의 26.1%는 '내수부양'을, 23.2%가 '규제완화'를, 21.8%는 '수출지원'을 희망했다. 업종별로는 ITㆍ통신(42.9%), 철강(41.7%) 업종이 내수부양을 원했고 조선(50.0%), 건설(31.8%) 분야에서는 규제완화에 무게를 뒀다.

한편 국내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시점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기업의 절반이 넘는 54.8%가 '2014년 하반기 이후'라고 답변해 당분간은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경제회복 시점에 대해 ▦2013년 하반기 1.4% ▦2014년 상반기 19.2% ▦2015년 상반기 11.0% ▦2015년 하반기 이후 13.7%로 나타나 주요 기업들은 국내 경제가 회복되기까지 1~2년 이상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광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