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아차 '상생' 현대차 '갈등'

'한지붕 두가족' 노조 달라도 너무 다르네<br>기아 "경제 위기 함께 극복" 사측과 합의문<br>물량 재배치등 생산체제 유연하게<br>현대차, 잉여 인력 전환배치싸고 마찰<br>위기극복 보단 '밥그릇 챙기기' 집착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 지붕 두 가족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노사관계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사측과 합의문까지 작성하며 공동대처 의지를 밝히고 있는 반면 현대차 노조는 전환배치를 둘러싸고 노노갈등을 벌이면서 ‘밥그릇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는 양상이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4일 열린 소하리 공장에서 조남홍 사장과 김상구 노조지부장이 참석한 경영현황설명회 직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실천 의지를 담은 ‘기아자동차 노사합의문’을 발표했다. 양측 모두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회사의 지속성장과 종업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체질 개혁에 적극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 이 노사합의문에는 ▦자동차산업 위기극복 ▦평생일터 실현 ▦투명한 노사관계 구축 ▦성공적 신차 확보 및 안정적 라인 운영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 등이 담겨 있다. 특히 악화일로에 있는 시장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유연한 생산체제를 구축키로 한 것이 이번 합의의 핵심. 기아차 노사는 물량 재배치와 혼류생산 등을 통해 라인간 불균형 해소 및 라인별 안정적 운영을 추진하고, 지속적인 개혁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물량 불균형 해소를 위해 12월부터 카니발 공장에 프라이드를 혼류 생산하기로 합의했으며, 주문이 밀려 있는 포르테의 혼류생산 필요성도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기아차 노사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 확대, 신차의 품질확보 및 적기 공급,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기아차측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기아차 노사는 대립이 아닌 화합을 선택했다”며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노사관계 구축을 통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상생의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현대차 노조에서는 일부 잉여 인력의 전환배치를 둘러싸고 노노간 마찰이 발생하는 등 위기 극복 보다는 ‘제 밥그릇 챙기기’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울산공장 5공장 사업부위원회가 다른 사업부위원회 소속 잉여 근로자 조합원들이 5공장에 전환배치된 문제를 놓고 회사 및 노조집행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 에쿠스 단종으로 발생한 울산 2공장의 잉여인력 200여명중 20명을 5공장(제네시스ㆍ투싼 생산)으로 전환배치 하는 과정에서 5공장 내에 비교적 업무가 수월한 정년퇴직으로 비는 자리에 배치된 것이 발단이 됐다. 이 자리에는 5공장 조합원을 우선 배치한 후 다른 자리에 전환배치해야 한다는 것이 5공장 사업부위원회의 주장이다. 5공장 사업부위원회는 이 같은 사측의 인사발령과 노조집행부의 무대응에 항의하며 지난 4일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50여명의 소속 대의원이 집회를 갖기도 했다. 본격적인 감산으로 일감이 줄면서 전환배치 등 각종 현안에 대해 노조 내부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일부 공장간의 기득권 다툼이 갈길 바쁜 현대차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경기침체가 현대차로서는 전환배치 등의 난제를 해결할 호기가 될 수 있다”며 “따라서 이번 노노갈등이 앞으로 어떻게 진전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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