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산유국을 꿈꾸며… 국내 대륙붕 9곳 뚫는다

"제2 동해가스전 신화 만들자"

2023년까지 울릉·서해 등 시추

"지질학적 매장 가능성 확인… 5년내 성과 기대"


지난 2004년 7월11일, 울산 남동쪽 58㎞ 해상에서 두성호를 타고 석유 시추작업을 하던 한국석유공사 현장 기술진은 환호성을 질렀다. 해상 플랫폼에 가스 생산을 알리는 가스불꽃(플레어스택)이 타올랐다. 1998년 탐사시추를 통해 가스층을 발견한 뒤 무려 6년의 작업 끝에 천연가스 시추에 성공한 것이다. 당시 현장에서 작업을 한 석유공사 관계자는 "정말 가슴 속에서 뜨거운 무엇인가가 올라오는 기분이었다"라며 "그냥 가스를 다 마셔버리고 싶을 정도의 벅찬 감격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동해가스전은 2004년 본격생산에 들어갔고 현재는 34만가구가 하루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의 천연가스와 자동차 2만대가 하루 운행할 수 있는 컨덴세이트를 매일 생산하고 있다.

정부가 제2의 동해가스전 개발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밝힌 '자원개발·신재생에너지 중장기 기본계획'에 오는 2023년까지 대륙붕 3개 퇴적분지(울릉·서해·제주분지) 일대에 최대 9공의 시추탐사 사업을 벌인다는 계획도 포함했다. 더욱이 최근 석유공사는 국내 대륙붕의 3개 퇴적분지(울릉·제주·서해)에서 석유부존을 지시하는 지질학적·지구물리학적 징후들을 확인하면서 '성공' 자신감도 한층 높아졌다. 특히 2012년 해저 500m 이상 심해개발 기술을 확보하면서 울릉분지 같은 미개척지도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동해 가스전 생산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광구 개발이 절실했다"며 "추가 탐사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장기적으로 4~5년 내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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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붕은 해안에서 수심 200m까지의 완만한 해저지형으로 비록 바닷속에 있지만 대륙지각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남해-서해-동해대륙붕의 부존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서해대륙붕의 경우 중국은 이미 수베이 분지에서 약 3억배럴 규모의 유전이 발견돼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남해대륙붕은 일본이 호시탐탐 노리는 곳. 제주도 남쪽과 일본 규슈 서쪽 사이의 해역(7광구)에는 한일 공동개발구역을 설정해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현재 이 해역에서는 5개의 유망구조와 13개의 잠재구조가 확인됐다. 동해 대륙붕 인근의 심해저(수심 300~2,000m)에서도 석유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1992년을 끝으로 국내에서 철수했던 외국 메이저 석유개발 회사가 최근 국내에 돌아와 심해저 유전탐사에 나섰다. 이 지역은 동해 울릉분지 제8광구 및 6-1광구 북부지역 일부로 깊이가 1,000∼2,000m에 이르는 심해저지만 대륙붕 지역에 속한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유전개발의 가능성을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산업부가 밝힌 중장기 기본계획에는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은 물론 국내광업 기본계획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산업부는 해외자원개발의 경우 탐사단계는 공기업이 주도하되 개발·생산단계에서는 민간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민간기업의 해외자원개발 투자에 융자지원을 확대하고 해외자원개발펀드의 투자위험 보증 규모를 2017년까지 4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국내 자원개발의 다른 축인 광업 기본계획 역시 10년 단위의 장기 종합계획인 만큼 광물자원 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확보할 수 있는 광물량과 생산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203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1차 에너지 기준 11%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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