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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와인을 좋아하는 A씨는 와인셀러에 새로 산 와인을 넣을 때마다 스마트폰에 이름과 제조시기 등을 입력해둔다. 몇 달 뒤 아내의 생일을 맞은 A씨의 스마트폰에는 '기념일 알림'과 함께 와인셀러에 보관된 와인 중 이날 날씨와 저녁 메뉴, 아내의 기호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추천 와인이 함께 표시된다.
#2. 출장을 떠나야 하는 B씨는 대문 밖으로 나서기 전 스마트워치에 "부산"이라고 목적지를 말했다. 그러자 B씨의 차량은 무인주행 시스템에 의해 주차장에서 대문 앞까지 자동으로 이동해 내비게이션에 부산으로 향하는 길을 띄운다. B씨는 차에 올라 지체 없이 부산을 향해 달려간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를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외 언론과 업계 전문가들에게 약속이라도 한 듯 사물인터넷(IoT) 세계의 비전과 실생활에서의 모습, 자사의 전략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두 회사 모두 '개방성'을 전제로 다른 업체·프로그램과 연계성을 높여 IoT 시장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한목소리를 냈다.
◇삼성, 후각·동작인식 센서 등 IoT 기반기술 공개=삼성전자는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이 CES 2015 기조연설 주제로 IoT를 고를 정도로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IoT는 가전과 통신은 물론 자동차와 유통·건강관리 등 전 산업에 걸쳐 있는 만큼 삼성전자는 다양한 글로벌 업체와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맺는 데도 힘쓰고 있다. 이날 윤 사장은 20여종의 냄새를 구별할 수 있는 초소형 후각 센서와 미세 움직임을 파악하는 동작인식 센서를 비롯해 초소형·저전력 반도체칩 등을 소개하고 이 제품들이 IoT 구현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IoT가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사람의 상황을 인식하고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해 삶의 질을 높인다는 개념이다.
윤 사장의 연설이 진행되던 중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깜짝 등장해 "IoT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플랫폼의 호환성이 떨어지고 산업 간 협업도 원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진정한 IoT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제조사나 기기 형태를 불문하고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윤 사장은 공감의 뜻을 나타내며 "지난해 개방형 플랫폼 업체인 스마트싱스를 인수한 것도 개방성을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IoT 활성화를 위해 삼성전자의 (기술·플랫폼 등을) 개방하고 개발자 지원에 1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LG, '웹 OS'를 IoT 플랫폼으로=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도 이날 △IoT 플랫폼 차별화 △기기 간 연결성 강화 △IoT 생태계 확장 등을 통해 IoT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차별화된 플랫폼으로 '웹 운영체제(OS) 2.0'과 '웰니스 플랫폼' 등을 소개했다. 웹 OS 2.0은 기존 웹 OS를 개선시킨 스마트TV 전용 플랫폼으로 편리한 사용자경험(UX)을 탑재했고 반응속도도 절반 이상으로 단축시켰다. LG전자는 웹 OS를 호텔 TV와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등 기업간거래(B2B) 제품에 적용한 데 이어 IoT 플랫폼으로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웰니스 플랫폼은 사용자의 수면 습관과 심장 박동 수 등 다양한 신체정보를 분석해 공기청정기·에어컨 등 전자기기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방식이다. 안 사장은 이어 자동차와 스마트폰·웨어러블 기기 등을 실시간 연동하는 연결 솔루션도 선보였다.
그는 LG전자가 다른 산업·플랫폼과의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기업들의 연합체인 '올신얼라이언스'의 IoT 플랫폼 '올조인', IoT 글로벌 표준화 협의체인 '원엠투엠'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IoT 생태계 확장을 위해 주요 스마트홈 서비스 사업자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LG전자 스마트홈 서비스인 '홈챗'의 연동을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조연설·언론 행사에는 두 회사의 앞선 기술력과 IoT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대규모 인파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윤 사장의 기조연설에는 약 3,000여명이 입장했고 수백여명은 미처 들어가지 못해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LG전자의 프레스 컨퍼런스에도 1,000여명 넘게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