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할인점-양판점 가전제품 "가격차이 별로 없네요"

가격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오직 싼 물건만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들도 저렴한 쇼핑 장소로 비춰지기 위해 각종 미끼 상품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은 어지럽다. 그렇다면 가전제품은 어느 곳이 가장 저렴할까. 전문 할인점인 양판점이 쌀까, 아니면 가격파괴의 대명사가 되어있는 할인점이 더 나을까. 해당업체에서 내놓은 자료를 토대로 할인점과 양판점의 제품을 조사, 이같은 의문을 풀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E마트를 제외하곤 가격차는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미미했다. E마트 일산점, 월마트(한국마크로) 일산점, 전자랜드21 용산점, 테크노마트 등 4곳에서 5대가전 15개모델을 대상으로 삼았다. 테크노마트는 세일 중인 점포가 많아 평상시 가격을 동시에 조사했다. 표에서 보듯이 3곳 이상의 업체에서 동시에 구비하고 제품만 조사했을 때 테크노마트에서 6개 제품이 가장 저렴했다. E마트·한국마크로는 2개, 전자랜드 21는 1개 모델이 쌌다. 그러나 테크노마트의 세일전 가격을 기준으로 삼았을 땐 E마트가 6개로 가장 많았으며 한국마크로 4개, 전자랜드21 3개로 각각 나타났다. 각도를 달리해 4곳에서 모두 판매되는 7개 제품의 가격을 합산해 보았다. 각각 전자랜드21 256만 1,000원, 테크노마트 256만 4,000원(평상가 267만 8,000원), E마트 244만 8,500원, 한국마크로 253만 8,600원이었다. 결국 양판점과 할인점 사이엔 특별히 가격차가 존재하지 않으며, 다만 「동일상권 최저가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E마트의 물건이 10만원 정도 싼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고 이것이 가전제품을 살 때는 무조건 E마트로 가라는 결론은 아니다.할인점에선 대형 가전제품을 배달할 때 1만~1만5,000원을 받는 데다 모든 물품이 구비돼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양판점에서 수시로 개최하는 기획행사도 잘만 이용하면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또 할인점끼리 수시로 서로의 가격을 비교, 조절하기 때문에 지금 싸다고 1주일뒤에도 싸다는 보장이 없다. 참고로 20일전 가격을 조사했을 땐 4개 업체의 가격이 별 차이가 없었다. 요컨대 할인점이나 양판점에서 가전제품을 살 땐 가격보다는 외적인 조건을 따지라는 얘기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부대 서비스를 살피거나 간접 비용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위의 결과에 근거해 올바른 소비 행동을 소개한다. ◇미끼 상품을 이용하라, 그러나 속지는 마라 할인점이 원가 이하로 파는 미끼 상품에 현혹되지 마라. 할인점마다 제품의 종류, 규격이 다르고 한정 판매가 대부분이라 막상 가보면 물건이 동났기 일쑤다. 한 물건이 싸니까 다른 물건이 싸겠지, 하고 믿는 것도 금물이다. 그러나 정보만 충분하다면 이를 역이용, 미끼상품만 사는 것도 요령이다. 신도시에선 할인점들이 나눠주는 전단을 면밀히 검토한 뒤 이런 제품만 골라 사는 주부들이 많다고 한다. ◇이벤트 행사를 주목하라 한꺼번에 가전제품 일체를 마련하고자 할 때는 거리가 조금 멀어도 특별행사를 실시하는 곳을 찾아라. 테크노마트의 몇몇 점포는 아직 지난9월 「알뜰 실속 혼수대잔치」 가격대로 가전제품을 팔고 있다. 전자랜드는 25일까지 가을 정기 대바겐세일을 실시하면서 15개 모델을 최고 50%까지 싸게 판다. ◇기름값·시간을 아껴라 웬만하면 가까운 곳에서 제품을 사는 게 좋다. 연료비, 시간 등 간접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상품 가격만 따라 다니다간 더 큰 낭비를 초래한다. 참고로 서울YMCA가 9월7~10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양천구 목동에서 프라이스클럽(양평점)을 가는데 왕복 12분, 휘발유 값 710원이 소요됐지만 월마트(일산점)의 경우엔 왕복 118분, 휘발유값 6,690원이 들었다.(적용연비 11㎞/ℓ, 휘발유가격 1,224원/ℓ) ◇부대 서비스도 살펴라 양판점은 무료배달 서비스와 다양한 물품이 가장 큰 강점이다. 할인점은 다른 쇼핑을 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대 서비스도 킴스클럽의 「24시간 영업」, E마트의 「계산착오 5,000원 보상제」, 삼성홈플러스의 「어린이놀이방 운영」 등 다양하다. E마트는 연회비가 없고 카드도 사용할 수 있다. ◇대리점을 눈여겨 보라 선풍기 한대, 다리미 한대를 살 때엔 동네 대리점을 이용하라. 특히 요즘은 할인점의 가격 공세에 못 견디고 경영난에 부딛친 대리점들이 구(舊) 모델을 헐값에 내놓는 경우도 많다.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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