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재능대 살린 이기우 총장 리더십, '돈먹는 하마' 구원투수로 투입

고강도 개혁으로 화려한 부활<br>6개월만에 대학 재정 흑자전환<br>재단도 투자… 입학경쟁률 껑충

재능대 항공운항서비스과 학생들이 항공기 기내를 그대로 재현한 실습실에서 기내 서비스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재능대학

'스스로' 학습지로 유명한 재능교육은 지난 1997년 대헌전자공전을 인수했다. 학습지로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차원이었다. 재능교육은 1998년 학교명을 재능대학으로 바꾸고 13층 규모의 대학본관을 비롯해 교육관ㆍ벤처관 등을 새로 짓는 등 대대적인 투자를 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 재능대학은 '그저 그런' 전문대에 불과했다. 재단인 재능교육 입장에서는 재능대학은 '돈 먹는 하마'이기도 했다. 재능대학은 매년 1월이 되면 교직원 급여를 주지 못해 재단에서 돈을 빌려 지급한 뒤 학생들로부터 등록금을 받아 갚아야 할 정도로 부실대학이었다. 보다 못한 박성훈 재능대학 이사장(재능교육 회장)이 구원투수로 영입한 이가 고교(부산고)후배인 이기우 총장이다. 참여정부에서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을 지낸 정통관료 출신의 이 총장은 2006년 7월 취임한 뒤 강력한 개혁을 추진했다. 당연히 교수ㆍ직원ㆍ학생의 반발이 뒤따랐다. 하지만 이 총장은 "나는 잠시 왔다 가는 사람일 뿐 당신들은 대학의 주인이다. 지금 학교를 바꾸지 않으면 학교도 망하고 당신들도 망한다"며 구조조정을 밀어부쳤다. 이 총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학교에 와보니 경영상태가 엉망진창이었다"면서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고 회고했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최대한 자제하고 낭비적인 요소를 줄여나가자 6개월 만에 대학 재정이 흑자로 돌아섰다. 2007년에는 90억원 가까운 돈이 남았다. 이 총장은 실습기자재를 새로 구입하고 노후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등 잉여금을 교육환경 개선에 대부분 사용했다. 기존 학과의 교육과정을 실무 중심으로 개편하고 유망 학과인 호텔조리과(2008년)와 항공운항서비스과(2010년)를 새로 개설했다. 부실대학이나 다름없었던 재능대학의 변신은 각종 교육지표로도 확인된다. 2008년 84.6%이던 신입생 등록률은 지난해 93%로 높아졌고 입학 경쟁률도 같은 기간 4.5대1에서 8대1로 상승했다. 재학생 충원률은 지난해 99.8%를 기록했고 중도탈락학생 비율도 2008년 8.5%에서 7.2%로 낮아졌다. 2007년 34억원이던 적립금은 2009년 152억원으로 늘었다. 재능대학이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나자 재단도 적극 화답했다. 재능교육은 67억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에 제2캠퍼스 부지를 매입했다. 재능대학은 오는 2014년 문을 여는 송도캠퍼스에 호텔조리학과 등 5~6개 학과를 이전하고 한식세계화센터도 지을 계획이다. 이 총장은 "전문대학은 산학협동과 철저한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해야 하며 지역을 기반으로 한 특화된 학과 운영과 현장 맞춤형 교육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물류ㆍ유통의 국제적 중심지역으로 도약하고 있는 지역 특성에 맞는 학과 운영과 인력 양성을 통해 재능대학을 인천을 넘어 세계 수준의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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