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협상 높이려면
"하이닉스엔 협상을 타결지을 인재가 없다."(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추진하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한국의 협상 실정은 '총체적 난국'이다."(협상론에 관해 국내에서 손꼽히는 학자인 김기홍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아시아 허브국가를 향한 한국으로서는 협상전문가 육성이 현안중의 현안이다. 전문가들은 다음의 조건이라도 서둘러 갖출 때 국제 무대에서 몫을 제대로 챙길 것 것이라고 강조한다.
◇'협상전문 관료'를 확보하라= 김용래 전 총무처장관은 "국정 분야중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을 50~100개 정도 지정해 '전문가 직군'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순환 보직제'로 파생된 폐해를 극복키 위한 대안이라는 것. 협상대표의 잦은 교체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길이기도 하다.
◇조정자에 힘을 실어줘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처럼 장관급 부처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독립, 힘을 실어줄 때 국제 협상능력도 커지기 마련이다.
◇로비 전문가를 육성하라= 이스라엘과 타이완 등은 학맥과 혈맥을 총동원, 로비 예산을 적게 쓰면서도 귀신 같은 로비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우리는 협상을 일과성 이벤트쯤으로 인식한다.
◇체계적 협상 교육 과정을 설치하라= 미국의 경우 하버드 법대내에 PON(Program On Negotiation)이란 분쟁 조정 관련 전문 교육과정이 설치돼 있다. 이밖에 미국 각 국제대학원마다 협상은 필수 교과목의 하나다.
◇협상 문화의 ABC를 지키자= 한국의 협상자들은 기록을 제대로 남기지 않는다. 정치권과 여론은 주요 협상 때마다 '정치적 게임'으로 몰고 간다. 김기홍위원은 "한국엔 협상을 가르칠 기관도 문화도 없다"고 설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