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무소속 연대' 차단 고심

안상수(오른쪽)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도 과거 정권 인사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최종욱기자

당 공천심사에 대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의 반발이 확산되면서 한나라당이 무소속 연대를 차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박 전 대표 측이 조직적으로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는 가운데 일부 인사들의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한나라당이 대응에 나섰다. 한나라당 제주도당위원장 출신인 현경대 전 의원은 13일 공천 탈락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경선에서 다른 정파를 도왔다는 이유로 가장 유력한 후보를 배척하는 정당에서는 더 이상 일할 명분도, 동력도 없다”며 “한나라당을 떠나 제주도민의 당으로 심판받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 측 이규택ㆍ송영선 의원 등 수도권에서 공천 탈락한 의원 및 일부 원외 인사들은 이날 따로 회동을 갖고 무소속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이와 함께 박 전 대표 측 서청원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공천은 정적 제거와 승자 독식에 모든 것을 거는 반역사적 퇴행이다. 더 지켜본 뒤 필요하다면 앞장서 싸울 것”이라고 경고해 무소속 연대에 대한 지원사격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서울 중구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박성범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는 등 ‘본선 후폭풍’이 가시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낙천자들의 무소속 출마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한나라당이 대응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공식 성명을 통해 “대의와 역사를 거스르는 선택”이라며 “공천심사에서 탈락하더라도 당적 이탈이나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서약하지 않았느냐”고 공격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직접 행동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한나라당의 고민이다. 때문에 당 지도부와 공천을 받은 당사자들은 낙천자들을 대상으로 출마를 만류하는 개별 설득에 나서는 등 ‘강온 양면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무소속 출마가 많을 경우 한나라당 지지성향의 표가 쪼개져 판세가 크게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