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의 인턴사원 채용이 속속 이루어지면서 대졸예정자들의 「인턴전직」이 속출하고 있다.일부 대졸예정자들은 과거 경기가 좋을때 여러군데 입사시험에 합격하고 골라서 선택하던 것처럼 인턴도 골라가는 반면 나머지 학생들은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이 일어나자 노동부는 기업이나 대학의 업무혼선을 방지하고 학생들에게 기회를 공평히 나눠준다는 측면에서 근무기간이 인턴개시일로부터 15일미만이고 1회에 한해 인턴전직을 허용하겠다는 지침을 서둘러 마련, 최근 각대학에 통보했다.
20일 서울시내 각 대학들에 따르면 최근들어 인턴전직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402명의 인턴인원을 배정받은 고려대의 경우 최근 중소기업 등에 인턴으로 들어갔던 학생들을 중심으로 하루에 4~5명씩 대기업 인턴으로 합격했다며 기업에 제출해야 하는 인턴약정서 재발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화여대의 경우도 인턴약정서 재발급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하루에 몇명씩 나타나고 있다. 이 학교 취업정보실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미리 신중하게 선택할 것을 당부했지만 최근들어 재발급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있어 난처하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공평히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인턴약정서 재발급을 아예 하지 않기로 했다.
대졸예정자들의 인턴전직은 지난해말 이 제도 시행이후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디라도 들어가보자는 식으로 중소기업이나 연구기관 등에 들어갔다가 최근 인턴기간후 정사원으로 전환이 확실한 대기업들이 채용계획이 속속 발표되자 이들 기업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00명을 선발하는 대우가 합격자를 발표한데 이어 1년후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정사원 전환을 계획하고 있는 삼성이 인턴 1,000명을 확정, 지난 주말 발표한데다 구조조정에서 한숨돌린 금융기관들이 인턴선발을 예정하고 있어 인턴전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노동부관계자는 『인턴조차 기회 불균등이 빚어지면 안된다는 점과 취업선택기회를 준다는 점을 고려해 1회의 인턴전직을 허용키로 했다』며 『학생들도 자신과 남을 위해서라도 꼭 가고싶은 곳에만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21일 현재 인턴제를 통해 일하고 있는 대졸예정자는 2민3,000여명에 달한다. 【이학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