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SKT 33개월만에 하한가

SK텔레콤(17670)이 23일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악화에 따른 실망매물로 33개월 만에 하한가로 떨어지면서 주식시장에 기업들의 실적악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CJ(01040)도 이날 실적부진과 과징금 부과 등에 따른 기업경영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6.29%나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시가 총액 상위 기업들의 실적부진 발표가 경기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로 증폭되면서 증시 변동성을 확대하고 시장 상승반전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장초반부터 전날 발표한 4ㆍ4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 매물이 쏟아져 지난 2000년 4월 17일 이후 처음으로 가격제한 폭까지 추락했다. 종가는 전일 보다 3만2,500원(14.91%) 떨어진 18만5,500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주가하락으로 SK텔레콤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2조7,500억원이나 줄어들었다. SK텔레콤은 지난 22일 `2002년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4ㆍ4분기 매출은 2조3,66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820억원, 1,640억원으로 19%, 6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증권사들의 부정적인 실적평가와 투자의견 하향조정이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의 실망매물이 쏟아졌다. LGㆍ현대ㆍ동원증권 등 국내 증권사는 물론 JP모건ㆍCSFBㆍ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도 앞다퉈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를 낮췄다. 특히 CSFB는 SK텔레콤의 4ㆍ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빗나간 실망스러운 수준인데다 올해 설비 투자규모를 2조5,000억원으로 늘린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CSFB는 또 SK텔레콤의 올해와 내년의 순익전망을 각각 18.9%와 15.9%씩 하향 조정하고 통신주의 최고 추천종목을 KT로 변경했다. CJ도 이날 지난해 실적이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으며 장 중 한때 가격제한 폭까지 추락했다가 낙폭을 줄여 전일 6.29% 떨어진 4만2,450원에 마감됐다. CJ의 급락세는 한국투신증권 창구를 통해서 나온 8만주의 매물이 직격탄이 됐다. 매도 주문을 낸 한투운용 측은 CJ의 경영 투명성과 펀더멘털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CJ는 지난해 4ㆍ4분기 흑자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과징금 예상액을 잡손실로 처리해 358억원의 경상손실과 26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하면서 매도물량이 쏟아졌다. CJ는 미국에서 아지노모토 등 일본 업체와 함께 조미료인 핵산(MSG)의 가격담합으로 연루된 반독점 소송과 관련, 약 420억원으로 추정되는 과징금을 예고도 없이 손실로 반영했다. 증권사들은 예상치 못했던 CJ의 실적 악화를 반영,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대신증권은 CJ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5만9.300원에서 4만7.400원으로 내렸다. KGI증권도 6만8,000 원에서 6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시장의 내성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 소식에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대외변수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기업들의 펀더멘털마저 개선되지 않으면 증시의 상승반전이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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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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