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손해보험업체들이 택시공제조합에 가입해 있던 업체들의 보험을 빼가면서 손보업계와 조합간 마찰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주로 사고를 많이내 보험료 부담이 높은 택시업체들을 턱없이 낮은 보험료로 끌어들이고 있어 택시의 교통사고 증가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고있다.8일 건설교통부·택시공제조합과 보험감독원등에 따르면 일부 손보업체들이 IMF이후 보험가입자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보험요율 승계규정을 무시한채 지나치게 낮은 요율을 제시하면서 공제조합에 가입해 있던 택시업체들의 보험을 인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화재의 경우 지난 7월 D운수 등 택시회사들의 보험을 인수하면서 기존 공제조합이 적용했던 요율을 승계하지 않은 채 많게는 150%포인트 인하해줬다. J사의 경우 소속 택시 27대의 공제조합 가입을 중도해약하면서 H화재에 가입했다. H화재측은 이 회사 보험을 인수하면서 당초 조합이 책정한 200%의 요율을 무시하고 무려 140%포인트나 낮은 60%의 요율을 적용했다.
H화재는 J사 외에도 목포등 전국에서 공제조합에 가입해있던 11개 택시회사의 보험을 인수하면서 20~155%포인트씩 요율을 낮춰줬다.
D화재 역시 7월초 J교통 소속 택시 81대의 보험을 인수하면서 당초 공제조합이 적용한 125%보다 10%포인트 낮은 115%의 요율을 적용했다. 또다른 D화재 역시 Y운수 소속 택시 46대의 보험 인수과정에서 조합의 요율 75%를 승계하지 않고 65%를 적용했다.
이에따라 일부 택시업체들은 손보사로 보험을 옮기면서 연간 최고 1억원 정도 보험료를 할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보험을 승계할 경우 기존에 적용받고 있는 보험요율을 승계토록 하는 보험업법 및 보험감독규정시행세칙의 규정을 어긴 것이어서 공제조합측의 반발을 사고 있다.
더욱이 손보업계의 덤핑 영업은 사고를 많이 내면 보험료를 많이 내고 무사고일 경우 이를 할인해 주는 보험의 기본 취지를 무시한 것이어서 택시의 난폭운전과 이에따른 사고를 부추길 우려가 높다는 비판을 받고있다.
박영출(朴永出)택시공제조합 전남목포사업소장은 『일부 보험회사들이 보험인수과정에서 보험감독원의 규정을 무시하고 낮은 요율을 적용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특히 H화재 등은 보험을 인수하면서 택시업체들에게 「가장 낮은 요율을 적용해 주겠다」는 이면계약서까지 써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미 지난 9월말 진정서를 냈는데도 보험감독원이 아직까지 특별한 조치 없이 이를 방치하고있는 것은 손보업계를 싸고 도는 것으로 밖에 여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설교통부도 보험감독원의 처리가 늦어지자 손보업계의 위반사항에 대한 신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험감독원에 보낸 상태다.
이에대해 H화재 관계자는 『공제조합측이 현재 적용하고 있는 보험요율은 손보업계의 요율산정 방식과 차이가 많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승계할 수 없다』며 『따라서 자체적으로 요율을 재산정, 이를 적용하는 것일뿐 규정을 무시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보험감독원 소비자보호국의 한관계자는 『최근 전국에서 비슷한 내용의 진정서가 잇따르고 있어 이를 함께 검토, 조사하느라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며 『진상을 파악해 손보업체의 불법이 인정될 경우 규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