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빅3'중 하나인 크라이슬러가 앞으로 한달간 북미 전체공장(30곳)의 문을 일제히 닫기로 했다. 일본 최대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자동차는 내달 말부터 주4일 근무체제로 전환한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고전하는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비상경영'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크라이슬러는 "기존 재고물량을 소진하고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미 자동차 '빅3'중 규모가 최소인 크라이슬러는 독자생존 가능성이 가장 희박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1위 완성차 업체인 제네럴모터스(GM)도 이날 차세대 역점 사업인 전기차 엔진 생산을 위한 공장 건설을 유보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포드도 북미 10개 공장에서 1월4일까지인 연휴를 12일까지 늘리는 식으로 조업 중단에 가세한다.
상황이 어렵기는 일본 자동차 업체도 마찬가지다. 일본 경제를 견인해 온 이들 완성차 업체는 판매 부진에다 엔고(高)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일본생산을 30% 삭감한다는 방침에 따라 내년 1월 말부터 일본의 11개 전 공장에 대해 주당 휴일 수를 금요일을 포함해 3일로 늘릴 전망이다. 도요타가 평일 조업을 중단하는 것은 지난 1993년 8월 급격한 엔고에 따른 중단조치 이래 15년 만이다.
도요타는 판매 부진에 따라 올 10월~내년3월까지 이어지는 올 회계연도 하반기에 1,000억엔의 연결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닛산자동차는 내년 1월부터 3월말까지 국내 공장 생산량을 7만8,000대 가량 추가 삭감해 총 감산 규모를 22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닛산은 또 파견 근로자 500명을 추가 감원해 지난 10월 기준 2,000여명에 달했던 비정규직 전원을 해고할 계획이다.
혼다도 오는 2010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던 사이타마(埼玉)현 요리이(寄居) 신공장의 가동을 연기한다. 혼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년 3월말 끝나는 2008회계연도 연결순이익이 1,850억엔(21억달러)에 그치며 전년 대비 69%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