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7월 17일] 쇠고기 파동, 식품안전시스템 강화 계기로

과거에는 과자에 첨가되는 식용색소 문제, 불량 만두 문제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됐었다. 최근에도 조류 인플루엔자(AI)에 이어 광우병 공포까지 덮치면서 사람들은 아무 것도 먹을 게 없다고 불평한다. 그러나 그 사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사라져간다. 지금 당장은 쇠고기 근처에도 가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도 이 바람이 지나가면 무감각해지고 언제 그랬는지 잊어버리게 된다는 것이 더 문제가 아닐까. 필자는 잠시 영국에 머문 적이 있는데 대부분의 농산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영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수입 사과를 먹을 때 농약 걱정을 하지 않고 껍질도 깎지 않고 안심하고 먹는 것을 보고 의아해 했었다. 또 영국은 광우병의 진원지로도 유명하지만 영국인들은 국내에서 생산된 쇠고기를 마음 놓고 먹고 있었다. 영국은 광우병 발생을 계기로 식품안전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식품안전 관리를 강화했다. 그것이 영국인들에게 충분한 신뢰를 준 것이다. 이번 쇠고기 파동은 우리 모두에게 새삼 식품 안전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고 나아가 향후 식품안전관리시스템을 강화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식품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쌓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식품안전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력추적제, 농산물 원산지표시, 우수농산물인증(GAP),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의 실시 등 식품안전 관리체계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관련된 정부의 조직과 기능의 개편해야 한다. 부처 간 이기주의나 조직의 벽을 넘어 국민의 건강과 식품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인식의 개선도 필요하다. 국민의 식품에 대한 관심이 정부의 권위나 정권의 안위에도 영향을 미치는 시대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은 식품안전시스템의 정비와 식품 관련 부처 간의 소통, 국민의 이해와 협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실감하게 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국민 스스로도 뜨거운 냄비와 같이 문제화될 때에만 관심을 고조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식품안전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민이 식품안전의 감시자가 돼 정부의 잘못을 따지고 잘하는 것은 격려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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