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1일 러시아의 장기 외화표시 채권 등급을 「선택적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강등시킴에 따라 루블화 가치하락과 인플레이션,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신이라는 러시아 경제의 악순환이 심화될 전망이다.S&P는 투자 위험도를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해 각국의 채무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등급체체를 보완, 「선택적 디폴트」 항목을 새로 만들었으며 여기에 파키스탄과 함께 러시아를 포함시켰다고 1일 발표했다.
S&P의 신시아 스톤 모스크바 사무소장은 『선택적 디폴트란 모든 채무가 아닌 일부 채무만 상환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29일 15억달러 상당의 채무에 대해 상환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시인한 바 있다.
S&P 런던 사무소의 분석가 데이비드 비어스는 『위기가 지났음을 시사하는 경제적·재정적 상황 변화가 없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서방선진 7개국(G7)의 신규 차입을 전제로 한 러시아 정부의 재정전략은 차입이 낙관적이지 않아 큰 구멍이 뚫릴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들이 이번 등급조정을 사실상의 디폴트 등급 판정으로 여기고 있어 루블화 투매로 지난해 71%나 폭락했던 루블화 가치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루블화 가치하락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85%로 치솟았는데 전문가들은 99년에도 정부의 공식 예상치인 30%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지난해말 119억달러였던 외환보유고는 지난달 22일 현재 116억달러로 줄었다. [모스크바 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