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ㆍ경기 지역 초ㆍ중ㆍ고 교사들은 요즘‘나이스(NEISㆍ교육행정정보시스템)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학생 성적을 입력해야 하는데 접속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버에 과부하가 걸려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학교에서 접속자가 줄어들 때까지 기다리다 지쳐 퇴근해서 밤에 집에서 성적 작업을 해야 했다”며 “옛날 같았으면 3~4일이면 될 일이 1주일 넘게 걸리면서 방학 하루 이틀 전에야 겨우 성적작업을 끝마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가 교사들의 업무 효율화와 부담 경감을 위해 올해부터 도입한‘차세대 나이스’가 여전히 말썽이다. 18일 일선 학교들에 따르면 올 1학기 초 접속량 증가에 따른 서버 과부하로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져 학교 행정처리에 차질을 빚게 했던 차세대 나이스의 문제점이 학기 말에도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성적처리를 위해 나이스에 접속한 교사들은 접속이 지연되거나 아예 열리지도 않아 큰 불편을 겪었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교에서는 도무지 작업을 할 수 없어 집에서 성적작업을 했는데, 10일부터는 학생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 때문에 학교 이외의 곳에서는 나이스가 열리지 않도록 차단해 버렸다”며 “문서를 만들어 학교장에게 제출해 동의를 얻으면 집에서도 나이스가 열릴 수 있도록 해줬지만 교사들의 일만 하나 더 늘린 꼴”이라고 지적했다. 차세대 나이스의 접속 장애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고교의 경우 이달 초부터 시작된 재외국민전형 등 입시 업무도 차질을 빚었다. 나이스 도입 전에는 각 학교별로 서버가 있어 접속 폭주로 인한 과부하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시ㆍ도교육청에서 서버를 통합 구축ㆍ관리하면서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교사들은 서버를 증설하지 않으면 2학기 초에도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밖에 없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차세대 나이스를 관리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한 관계자는 “사실 올 1학기는 베타(Betaㆍ시범운영) 기간으로 삼아 기존 시스템과 병행하면서 문제점을 개선한 뒤 확대했어야 하는데 개통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결과적으로 교사들에게 부담을 안겼다”라며 “서버 증설은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힘들다”라고 말했다. 김동석 한국교총 대변인은 “현장 교사들로부터 차세대 나이스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교육과학기술부에 시스템 운영 개선을 촉구했지만 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애프터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것 말고는 대책이 나온 게 없다”며 “시스템 오류나 접속 장애 등 문제도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했지만 학기 말에 똑같은 문제가 반복된 만큼 방학기간을 이용해 서버 증설, 인터페이스 변경 등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