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되는 전세난에 지친 30대가 주택 신규분양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택 청약 시장이 활기를 띠는 가운데 신규분양된 아파트 계약자 중 20∼30%를 30대가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현대엔지니어링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분양한 ‘마곡 힐스테이트 마스터’의 경우 전체 계약자 중 30대가 26%, 40대가 27%를 차지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전용면적 59㎡짜리 물건이 있다 보니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몰린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이 지난달 경남 창원에서 입주자를 모집한 ‘창원 가음 꿈에그린’의 경우 계약자 170가구 중 30대가 34%(57명), 40대 47%(79명), 50대 이상은 20%(34명)였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10월 분양해 최고의 청약 경쟁률 146.2 대 1을 기록한 부산 금정구 ‘래미안 장전’은 20대가 5%, 30대가 28%, 40대가 34%, 50대가 20%, 60대 이상이 13%의 분포를 보였다.
지난해 5월 분양을 시작해 지난달 계약을 마감한 GS건설 ‘한강센트럴자이’의 경우 계약자의 40%가 30대였다. 40대가 29%로 그 뒤를 이었다. 박희석 GS건설 한강센트럴자이 분양소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활성화 대책과 그에 따른 시장 분위기 호전, 전세가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40∼50대가 주력이던 주택 구매층이 30대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른 의견도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마다 지역적 특성, 교육 환경 등이 다르고 평형 구성도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라 계약자의 연령층이 바뀌는 것이지 일률적으로 30대가 늘고 있다고 말하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통계적으로 확인하긴 쉽지 않지만 전세를 살던 계층이 주로 30대인데 이들이 계속되는 전셋값 상승과 저금리 기조, 정부의 주택 매입 독려 정책 등의 영향으로 주택 매매에 적극 나설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김 팀장은 “실제로 최근 전세 수요자가 매매 수요로 돌아서 집을 사는 경우도 늘고 있는데 신규 분양시장에 30대가 유입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창신 기자 csj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