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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일자리부터 만들면 투자·성장 따라붙는다

■ 바보야, 문제는 일자리야 (박병윤 지음, 연장통 펴냄)<br>발상전환·지도자 결단 있으면<br>10년간 600만개 일자리 가능<br>경제 살리기 새로운 해법 제시

일자리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저자는 '일자리를 먼저 만들면 투자와 성장이 따라온다'는 주장을 경제사적 관점에서 풀어 나간다. /서울경제 DB


■바보야, 문제는 일자리야!(박병윤 지음, 연장통 펴냄)

언제든 ‘U(유비쿼터스)-일자리’ 600만개 창출 가능…지도자 결단에 달렸다



연 성장률 5~6%로 10년내 국민소득 4만달러 도달 가능

투자 없이 고용을 창출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설비든 용역이든 먼저 돈이 투입돼야 일자리가 생기고 경제가 성장한다는 게 현대경제학의 시각이다. 케인즈의 수정주의, 스테그플레이션을 극복하려 노력한 신자유주의를 거치는 동안 투자의 주체가 바뀌었을 뿐 이 이론은 흔들린 적이 없다.

박병윤 JBS 일자리방송 회장은 이를 정면으로 부인한다. 일자리를 먼저 만들면 투자와 성공이 필연적으로 따라온다는 것이다. 과연 가능할까. 박병윤의 신간(바보야, 문제는 일자리야)에 따르면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다.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과 지도자의 결단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10년간 6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연 5~6%의 고성장과 국민소득 4만 달러 도달까지 가능하다. 논란을 빚고 있는 복지 재원 마련도 문제 없다.

저자 박병윤은 ‘투자 없이도 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경제사적 관점에서 풀이한다. 농업생산량 급증으로 늘어난 인구가 산업혁명과 맞물려 고용이 팽창한 1차 일자리 혁명을 제외하고는 20세기에 발생한 2ㆍ3차 일자리혁명에서는 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들여 고용확대를 추진했지만 정부와 금융기관이 최소한의 마중물로 일자리를 먼저 만들면 투자와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복지비용보다 훨씬 적은 돈을 들여도 일자리가 생긴다면 양질의 복지가 저절로 따라붙는다.

더욱이 한국은 천혜의 조건을 갖고 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이 지척이며 산업예비군이 많아 ‘하늘이 한국을 위해 준비한’ 서남해안개발 등과 연계하면 적어도 600만개 많게는 800만개까지 일자리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정부시민단체를 통해서도 일자리 수십만개를 만들 수 있다. 저자는 자신감에 넘친다. 정부의 직업교육을 조금 바꾼 결과 3년 후 성과가 8%에서 65%까지 끌어올린 경험도 있다. 언제 어디서든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저자는 ‘U(유비쿼터스)-일자리 혁명’이란 이름을 만들어냈다.


꿈만 같은 얘기로 흘리기에는 논리구조가 탄탄하다. 정부의 발표대로 3%가 아니라 20%를 넘는 실질 실업률, 이념적 갈등과 저성장의 덫까지 한국경제의 현주소를 분석하는 날카로운 현실인식도 돋보인다. 작금의 위기는 곧 기회라는 적극적인 사고와 새로운 방향 제시는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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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도자의 결단이다. 저자는 한국경제가 어렵지만 결단하고 실행한다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내리친 알렉산더 이상의 성과를 가져온다고 장담한다. 재벌문제와 경제민주화 논란도 일자리 창출로 극복할 수 있고 아베노믹스를 능가하는 새롭고 강력한 성장모델로도 자리잡을 수 있다.

책은 정책지침서로 손색이 없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인식론에서 근대경제학의 탄생과 경제학설의 흐름, 주요 경제정책의 결정 순간까지 망라해 경제학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책인데도 색인이 없는 게 옥의 티다. 1만8,000원

/권홍우 논설실장 hongw@sed.co.kr

고 남덕우 국무총리의 유지가 담긴 책

반세기 인연 속 마지막 공동연구 - 서남해안 개발 프로젝트

저자 박병윤은 ‘공부하는 기자’로 유명하다. 서울경제신문과 한국일보 경제부 기자로 시작해 한국일보 그룹 회장을 거쳐 국회의원, 일자리방송 회장을 지내는 동안 떠나지 않는 별명이 ‘박 교수’다. 별명을 만든 사람 중 한 분이 바로 작고한 남덕우 국무총리다.

고인과 저자는 한국금융시스템의 틀을 바꾼 연구용역을 맡았던 서강대 교수와 비공개연구보고서를 특종 보도한 서울경제신문의 신출내기 기자로 1964년 만나 반세기 가까운 인연을 이어왔다. 동북아경제포럼에 이어 한국선진화포럼에서도 늘 같은 주제를 갖고 연구해왔다.

‘바보야, 문제는 일자리야’의 숨겨진 특징도 고인의 유지가 그대로 담긴 책이라는 점이다. 활발한 대외기고 활동을 펼쳤던 고인이 마지막으로 남긴 글이 바로 이 책의 추천사다. 서남해안 개발은 고인이 마지막 역점사업으로 꼽았던 프로젝트다. 새만금지역을 싱가포르를 능가하는 허브로 키우고 남북긴장 상황에서도 역발상으로 남포ㆍ해주경제주특구를 설정하며 동남권 신공항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동남권 재개발까지 포괄하는 서남해안 개발 방안에는 고 남 전 총리의 뜻이 오롯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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