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로테르담에 구리 대량 은닉의혹”

◎WBMS 공식제기… 50∼20만톤 추정/스미토모상사 하마나카 유력인물 지목「숨겨진 50만톤의 구리를 찾아라.」 세계구리시장에 끊임없이 나돌던 구리의 대량 은닉의혹이 공식 제기됐다. 세계금속통계국(WBMS)은 14일 지난 90∼5년사이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최고 50여만톤의 구리가 비밀리에 유입됐으며 현재 20만톤 이상이 로테르담의 비밀창고에 은닉돼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WBMS가 밝힌 50만톤은 세계 연간 구리소비량의 4%이자 런던금속거래소(LME) 전체 구리 재고량의 4배에 이르는 규모. WBMS의 이번 발표를 결정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것중 하나는 LME의 구리현물 시세다. 구리현물가는 현재 3개월물에 비해 80달러 이상 높게 형성돼 있다. 국제시장에서 선물은 현물보다 높게 거래되는게 통상적 예다. 뭔가에 의해 가격구조가 왜곡되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이 점찍는 왜곡요인중 하나가 바로 「로테르담의 구리」다. 대량의 구리가 유통되지 않고 이곳에 「묻어있어」 현물의 수급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대규모 구리 은닉설에 대해 전문가들이 지목하는 첫째 대상자는 스미토모(주우)상사의 하마나카 야스오(빈중 태남). 지난 6월 불법 구리거래로 스미토모측에 26억달러의 손실을 입힌 장본인이다. 그가 LME시장에서의 투기를 위한 최적장소로 로테르담을 택했다는 해석이 신빙성을 얻고있다. 대규모 구리를 은닉, 실물시장에서의 수급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이를통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하마나카의 투기수법이 이곳에서도 동원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WBMS의 이날 발표후 LME에서 구리시세는 전날보다 46달러나 폭락, 톤당 2천18달러에 폐장됐다. 구리 재고가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도 거래상들의 불안감에 따른 투매를 막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내년부터는 구리공급이 수요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장기적으로는 구리값이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김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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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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