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4일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 방침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금산분리가 민간 자본 유입을 통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기회라며 환영한 반면 민주당 등 야권은 재벌의 은행 사금고화를 초래하며 금융 공공성을 약화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펼쳤다.
한나라당은 엄격한 감독을 전제한 금산 분리 완화로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에서 "금산분리 완화는 우리 당이 대선 때부터 주장해 온 규제완화의 큰 축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재벌 사금고화 우려에 대해 "은행법에 따라 특수 관계자들이 은행 자금을 함부로 남용하지 못하게 하는 장치가 있는데다 국내 유수 기업들이 해외 자본조달 능력을 갖춰 국내 은행에 자금을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고 반박했다.
국회 예결위원장인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도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져 있는데 이를 보충하기 위해선 은행에 민간자본을 많이 투입해야 한다"고 언급한 뒤 "외국자본이 국내 금융산업에 유입되려면 그 기준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명박 정권 아래서는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화가 되고 있지 않느냐. 경우에 따라 국민의 예금이 불안해져도 괜찮은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이어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 시점에 부적절하게 금산분리를 들고 나오지 말고 금융위기 대책과 중소기업 보호정책을 갖고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여권이 추진중인 종합부동산세 완화, 자본시장통합법과 함께 금산분리 완화 정책을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