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전략에 따라 주한미군 병력이 해외로 차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벨 사령관은 30일 열린 이임 기자회견에서 “한국내 주둔 병력은 한미 정상이 합의한대로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주한미군의 병력 유지와 미국의 전투능력을 실제 전쟁지역으로 전개하는 등의 잠재적 사안은 앞으로 한ㆍ미 양국의 국방 지도자들이 다뤄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거론된 주한미군의 아파치 공격 헬기를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지역으로 차출할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벨 사령관은 하지만 “한반도에서 북한의 위협을 신속하고 결정적으로 격퇴할 수 있는 능력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주한미군의 해외 차출은 전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가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됐다. 벨 사령관은 “미국민이 한반도 방위에 지속적으로 헌신하도록 하자면 주한미군 관련비용을 한국이 동등하게 나누는 게 중요하다”면서 “한국이 비병력 주둔 비용의 50%를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 추가로 반환될 9개 미군기지의 환경문제에 대해 한미행정협정(SOFA)과 2001년 특별이해각서를 적용할 것”이라며 “건강에 치명적인 오염은 미국이 치유하겠지만 이 같은 수준의 위험이 아닌 부분은 한국측이 치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벨 사령관은 다음달 3일 이임식을 갖고 월터 샤프 장군에게 한미연합사와 유엔사, 주한미군사의 지휘권을 이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