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한국 애니메이션의 르네상스

최근 TV를 보면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창작 애니메이션의 활약이 눈에 띈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뽀롱뽀롱 뽀로로’와 ‘오드패밀리’는 프랑스에서 이미 방영돼 인기를 끈 바 있다. 또한 ‘아이언키드’는 미국과 유럽에, ‘믹스마스터’는 동남아에, ‘장금이의 꿈’은 일본에 각각 수출되는 등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여름에는 문화콘텐츠진흥원 선정 스타 프로젝트인 ‘아치와 씨팍’, 이성강 감독의 신작 ‘천년여우 여우비’ 등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업계가 이제 하청이 아닌 기획과 창작을 중심으로 새로운 동력을 찾아가고 있다. 시장 범위도 국내에서 해외로 확대되고 있고 비즈니스 내용도 현지 라이선스와 2차 사업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전략이 추구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다.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은 이미 일본과 미국이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세계 시장에서 아직 0.4% 정도의 비중밖에는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남아 있는 99.6%의 시장에 얼마든지 진출할 수 있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역사의 시발점으로 극장용 애니메이션인 ‘홍길동’을 꼽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별로 없다. 지난 67년 1월 서울의 대한극장과 부산ㆍ광주ㆍ마산 등지에서 동시 개봉됐던 이 애니메이션은 흥행에서도 4일 만에 10만명을 동원할 정도로 대성공을 거뒀다. 이 기록은 애니메이션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과도 충분히 견줄 만하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63년 1월에 방영된 ‘애스트로보이 아톰’을 효시로 보는데 우리와는 불과 4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40년이 흐른 지금 한일 양국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규모나 질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우리 애니메이션 업계가 주로 하청 제작에 매달려왔기 때문이다. 업계는 90년대 말 IMF와 2000년대 초 IT산업 발전을 거치면서 기획과 창작 중심으로 체질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그 열매가 이제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성공이라고 단정하기에 이르지만 한국 애니메이션은 이미 세계시장을 향해 당당히 걸음을 내디뎠고 세계의 평가 또한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달 24일부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만화 애니메이션 축제인 ‘서울 국제 만화 애니메이션 페스티벌’(SICAF)이 서울 무역전시장과 용산 CGV에서 개최된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변화된 모습을 확인하고 싶은 분들에게 감히 방문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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