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R이 '의혹IR' 전락
궁금한 것은 정부정책?실적대신 反기업정서등 관심사로 부상"지배구조 불투명 여전" 불신의 눈초리도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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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해외IR 해야하나"
“삼성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가. 삼성이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할 것이며 어떤 해법을 가졌는가.”
국내 주요 기업들이 지난 9월 말 뉴욕에서 현지 투자가를 대상으로 열었던 투자설명회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이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던진 질문이다.
당시는 삼성전자 실적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높았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3ㆍ4분기 실적 전망치를 놓고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던 윤 부회장은 “I don’t know(모르겠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X파일 문제’나 ‘삼성 에버랜드의 CB 헐값 매각’ 등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자 해외에서 국내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심상찮아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ㆍLG화학ㆍ국민은행ㆍ신한금융지주ㆍ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기업들이 최근 진행한 해외IR에서는 ‘기업 지배구조’나 ‘반기업 정서’ 등 경영외적 문제가 투자자들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특히 해외투자가들은 최근 국내에서 일고 있는 ‘기업 때리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단골 메뉴인 ‘본사이전’까지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IR에 참여했던 A사의 한 관계자는 “해외투자가들은 정부ㆍ여당ㆍ시민단체 등이 연일 쏟아내는 의혹에 대해 확인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반기업 정서와 정책이 기업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도 단골 질의내용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투자가들의 경우 ‘실질적으로 기업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기 때문 아니냐’며 반기업정책을 억제하기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무엇이냐고 반문한다”고 귀띔했다.
참여정부의 정책 불투명성에 대한 외국인들의 의구심도 짙어지고 있다.
외국계 펀드의 한 국내 대리인은 “삼성 때리기에서 시작된 반기업 정서에 대해 외국인투자가들은 두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며 “한국의 기업정책을 鎌末?수 없다는 점과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한국 기업의 불투명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10/17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