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이 낸 학교발전기금을 포함해 수억원대의교비를 횡령한 혐의로 서울예고 및 예원학교의 전직 교장 2명이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1일 거액의 교비를 빼돌려 개인 용도 등에 쓴 혐의(업무상 횡령)로 서울예고 전 교장 H(56)씨와 예원학교 전 교장 K(63)씨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H씨는 2002년 3월부터 2004년 3월까지 편입 학생 등의 학부모 7명이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낸 돈 9천800만원과 원어민 강사 임차보증금 명목으로 책정된 교비 3천200만원 등 1억1천여만원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H씨는 이 돈을 카드결제와 경조사비, 동창회 찬조금 등 개인 용도로 쓰거나 교사 등과 나눠가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K씨는 2000년 3월부터 2003년 말까지 편입 학생 147명의 학부모들이 낸 학교발전기금 12억원 중 4억5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K씨는 2003년 부하 직원이 교비 2억5천여만원을 횡령하자 `감독 소홀' 책임을 지고 개인 돈으로 교비를 메우기로 했지만 실제로는 학교발전기금에서 충당했으며 지난해 2월에는 발전기금 2억원을 개인적으로 챙긴 뒤 퇴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검찰은 HㆍK씨가 편입학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착수했으나 학교발전기금을 `편입학 대가'로 볼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따라 검찰은 두 전직 교장에게 `배임수재' 등이 아닌 `횡령죄'를 적용해 기소하고 수백만∼수천만원씩의 돈을 학교에 낸 학부모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학부모들은 자녀가 편입학 시험에 합격한 뒤 발전기금을 냈기 때문에 편입 청탁과 함께 금품을 건넸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